(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상승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9달러(1.4%) 상승한 55.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산유국 정례 회동 관련 소식과 무역정책 문제 등을 주시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플러스(+)의 정례 회동이 5~6일 예정된 가운데, 감산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상했다.

이라크 석유장관 사메르 알갑반은 산유국들이 이번 회동에서 감산 규모를 하루평균 160만 배럴로 현행보다 40만 배럴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은 또 내년 3월 말까지인 감산 합의를 최소한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감산 규모는 확대하지 않고, 감산 기간만 연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도 추가 감산은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지난주 후반에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 연장 여부도 이번 회의에서 결정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감산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일부 외신은 사우디가 석유기업 아람코의 상장을 앞두고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방안으로 감산 규모의 확대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들 두 나라가 환율을 절하해 미국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25%와 10%인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예외를 적용받아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고율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고 밝혔다.

예기치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관세의 남용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중국과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졌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5일 전에 중국과 무역합의가 안된다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소매업체들이 이미 재고를 쌓아둔 만큼 중국산 제품 약 1천560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소비자들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관세를 더 부과해야 한다면 (이번이) 정말로 매우 좋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기존 관세를 철회해야 1단계 무역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해 우려를 자아냈다.

미국 언론 악시오스는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 탓에 정체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개선된 점은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만큼 중국 제조업 경기는 원유 수요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회담 결과에 따라 유가가 출렁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PVM의 타마스 바가 연구원은 "산유국 간에 갈등이 조짐이 있다면 이는 부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며, 유가를 대폭 끌어내릴 수 있다"면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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