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여전히 제값 못받는 한국
[데스크 칼럼]여전히 제값 못받는 한국
  • 황병극 기자
  • 승인 2019.12.0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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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영업일 기준으로 18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순매도 규모는 4조3천300억원을 넘는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에서의 순매도를 합치면 순매도 금액은 4조5천7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 행진을 지속하면서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주가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은 상대적인 박탈감만 가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코스피지수는 2.49% 상승에 그쳤고, 코스닥지수는 6.0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20.25%, 유로 스톡스 50지수는 23.39% 올랐다.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 대만의 대표지수인 니케이225,상하이종합지수,가권지수 등도 각각 17.56%, 15.31%, 18.25% 상승했다. 한국 주가는 신흥국 주가지수를 대표하는 MSCI EM지수 상승률 7.69%에도 못 미친다.





통상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활용되는 핵심지표 코스피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도 0.8배 전후로 주요국은 물론 신흥국에 비해서도 낮다는 평가다. 그만큼 한국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터무니없이 저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채권에 반영된 각종 가격지수도 다르지 않다.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27bp 근처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에 부여한 국가신용등급을 고려하면 평가는 달라진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은 우리나라보다 2단계 낮은 'A+'에, 태국은 무려 5단계 낮은 'BBB+'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CDS 프리미엄 27bp는 현재 20bp 전후인 영국 및 프랑스의 CDS 프리미엄보다 높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일본(22bp)보다 높고, 태국(27bp)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부여받으면서도, 정작 금융시장에서 신용등급 등에 준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자산가치인 원화값도 비슷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통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통화별 등락률을 보면 올해 들어 한국 원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5.70% 절하됐다. 유로화 3.24%나 중국 위안화 2.31%에 비해 절하폭이 크다. 같은 기간에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1.15%, 싱가포르 달러화는 0.26% 절하됐고, 필리핀 페소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2.76%와 1.43% 절상률을 기록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만 유독 약세를 연출했다는 의미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마다 신흥국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투자자들이 환헤지 수단으로 원화를 프록시 통화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외부 평가는 나쁘지 않다. 주요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 등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가채무비율 등 재정 건전성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0%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2%대 초중반인 미국 등 일부를 빼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와 채권, CDS 프리미엄, 원화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들을 보면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의 신흥국 대표 정도로 평가받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에서 이유를 찾기도 하고, 일부에선 한국 기업의 특수한 지배구조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의 가격변수는 등락하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러한 디스카운트 현상이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다면 상황이 다르다. 해외투자자들에게 과거에 비해 높아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제대로 알리고, 정부와 기업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아울러 자본시장을 활성화함으로써 한국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정책금융부 황병극 부장)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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