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11월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사실상 두 명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채권시장에서 제기됐다.

공식적 소수의견은 신인석 금통위원 한 명이었지만, 조동철 위원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했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금통위에서 신인석 위원은 금리 동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의 관측을 다소 벗어난 결과였다. 대부분 참가자는 조동철 위원이 11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조동철 위원은 대표적 비둘기파 위원으로 꼽힌다.

조 위원은 지난달 8일 한국금융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제로금리가 반드시 기준금리 하한선인 것은 아니다"며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라 금리가 제로보다 높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논거로 언급되는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한 셈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위원은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가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자본 유출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완화적 스탠스를 강하게 피력했다"며 "이번 회의에서 동결을 주장한 것은 스탠스 변경이 아니라 시기 조절의 의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금통위 소수의견이 사실상 두 명이라는 전제에 대해서는 시장 참가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전망은 엇갈린다.

이달 하순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인하 기대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매파가 건재한 금통위 지형상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위원이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다수의 금통위원이 매파적 성향임을 고려하면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두 명의 위원이 동결을 지지했고, 금리 인하를 지지했던 두 명의 금통위원도 금융 불균형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을 지적했다"며 "경기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한은 총재 입장을 고려하면 향후 경기가 추가로 악화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금리동결을 지지하는 금통위원이 다수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지나 연구원은 "예산안 확대와 상반기 재정집행 집중 등을 고려하면 정책 공조의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은 총재의 통화정책 여력에 대한 발언이 이어지고 금통위원들의 경기 우려가 여전히 강한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1분기 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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