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채권시장은 변동성으로 기억될 만한 해였다. 가격의 변동성이 클수록 시장참가자에게는 스트레스를 수반하기 마련인데 이를 감내하려는 운용 책임자의 역량이 곧 수익을 결정하는 척도라는 진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권혁상 NH투자증권 채권운용부 이사(사진)는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채권시장은 금리가 연저점을 기록한 뒤에 다시 뛰어오르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났지만 이러한 변동성은 곧 수익을 낼 기회를 의미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시장만큼이나 운용하는 사람들의 뷰가 극명하게 갈렸다"며 "변동성을 어떻게 견뎌내느냐 그리고 집중력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지난 번 인터뷰에서 '설렘'이라는 단어를 꼽아 시장의 관심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변동성을 '즐기라'는 단어로 올해를 정리했다.

그는 "누구나 변동성이 크면 힘들지만 변동성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며 "올 한해는 변동성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일이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며 소회를 밝혔다.

한편 내년도 채권시장에 대한 밑그림은 이달 12월에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사는 "내년 상반기 채권시장 전망은 이달 중에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중에 한 차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1분기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 시장은 이번 달부터 금리인하를 선제적으로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1월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완화 조정의 여부를 판단해 나간다는 기조를 이어갔지만 '인하 효과를 지켜볼 것'이란 부분을 삭제해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내년 초에는 올해 초와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금통위를 소화한 후에 금리가 지금보다 아래로 움직인다면 채권 운용에 있어 어려운 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사는 "많은 기관들이 북클로징에 들어간 상태인데 12월 중에 금리가 하락하면 내년도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연말에도 금통위 소수의견이나 분할매수, 선취매매 등 금리 하락을 이끌 요인이 더러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1분기에는 재정 집행 여력이 많고 경기 하방 리스크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경제성장률 반등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이사는 "일부에서 경제 낙관론이 나오지만 뚜렷한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에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에는 시장 금리가 아예 밑으로 쏠리거나 위로 올라가는 등 방향성을 갖기보다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내년 1분기 성장률을 확인하고 나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결과값을 반영해 채권 금리의 방향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이사는 딜링룸만의 특장점으로 유기적인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우리 부서는 주 포지션을 팀원들과 함께 합의점을 찾아 결정한다면 개별 북은 전혀 터치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책임질 수 있어야지만 수익의 기회를 얻고 이에 따른 책임도 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지난 4년 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한 부분을 꼽았다.

그는 "수익성 기준으로 상위 20~30%를 놓친 적이 없다"며 "조직 내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소리치거나 욕을 하는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을 깨우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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