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근 미국과 일본 주가가 랠리를 타고 있음에도 엔화가 제한된 약세를 나타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단기 국채 매입이 엔화 약세를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일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9.727엔까지 상승해 5월 30일 이후 약 반 년만에 최고치(엔화가치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쓰비시UFJ은행은 "미국과 일본의 주가 상승을 고려하면 엔화가 110엔대까지 약해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부분 합의를 하기로 한 지난 10월 중순 이후 미국과 일본 증시는 오름세를 탔다. 미국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닛케이 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하지만 엔화는 느리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쓰비시UFJ은행의 우치다 미노루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단기 국채 매입이 엔화 약세를 억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10월 단기 금융시장 자금 부족 해소를 위해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자산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이후 은행간 금리가 일시적으로 10% 전후로 급상승하는 등 단기 금융시장이 혼란을 보인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약 4조5천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자산은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올해 8월까지 3조7천500달러로 축소됐으나 이번 조치로 다시 4조500억 달러 정도로 되돌려질 전망이다.

연준은 기술적인 조정일 뿐 현재의 금융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아니라며 양적완화 재개론을 일축했으나 시장에서는 연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양적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국채 매입이 금리 하락과 채권 매수를 불러 장기 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월 이후 1.8% 전후에서 등락하면서 미·일 금리차 확대와 일방적인 엔화 약세·달러 강세 흐름을 제한하고 있다.

연준은 단기 국채 매입을 적어도 내년 4~6월까지 지속한다는 입장이라 일본은행 내에서는 "내년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5일 강연에서 "통화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밝혀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본은행 입장에서는 엔화 강세 압력이 멀어졌다며 안도할 만한 재료다.

하지만 신문은 실질적인 완화 효과를 가진 미국 단기 국채 매입으로 일본은행이 뜻밖의 복병을 만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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