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한때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그 배경이 주목된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4.60원 상승한 1,187.70원까지 올랐다.

지난 10월 17일의 장중 고가 1,187.80원 이후 약 한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전 중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는 강세를 나타냈고 기타 아시아 통화에도 큰 변동이 없었으나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졌다.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 30분 현재는 다소 상승 폭을 줄여 1,184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중 원화의 약세가 비교적 컸던 이유로는 역내 수급 여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지수 조정에 따라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거세게 빠져나가면서 관련된 달러 역송금 물량이 다른 재료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증권시장에서는 MSCI발 충격이 다소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영향이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 등이 이날 달러-원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증시 매도 자금이 실제 환전 수요로 이어질 때까지의 '래깅'(lagging)과 그간 외국인 매도 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누적 효과도 더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이날 장중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한 거센 달러 매수세가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송금 이슈가 이어지면서 달러-원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며 "달러-원 환율이 간밤의 달러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오른 이유는 수급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오전 장중 달러-원 환율만 유독 튄 것은 물량 영향이 있다"며 "역송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증시 외인 자금 매도와 관련된 물량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이 급속하게 레벨을 높이며 네고 물량이 주춤한 점도 환율 상승 폭 확대에 한몫했다.

당초 1,180원대에서 활발하게 달러 매도 주문을 내던 수출업체들이 달러-원 환율이 1,190원에 다시 근접하며 오르자 오전 중에는 공격적으로 네고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물환 거래량이 많지 않은 연말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변동성이 더욱 증폭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연말이라 장이 얇은데 역송금 물량이 달러-원 환율을 뜯어 올리는 모습"이라며 "과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역송금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역송금에 기반한 달러 실수요에 투기로 추정될 수도 있는 물량이 가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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