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갈수록 새로운 문제 등장…기업의 역할 필요"

"디지털화로 비용 떨어져 수요·공급의 시장 파괴"

"임금 과거엔 비용이라 생각했지만 많이 줘야 사회 가치 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정원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이 세금을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트렌드가 생겼다"며 "사회문제가 매우 심화하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제품 그 자체보다는 그 뒤에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살기 위해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수요가 가격만 맞추면 생겼는데 이제 디지털화로 비용이 떨어지고 개별 고객의 특성 파악이 가능해졌다"며 "고객을 재정의하고 잠재 고객에게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3일 포스코가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연 '기업, 시민이 되다' 주제의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에 특별강연자로 나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 기업에는 생존 문제"라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돈을 못 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5월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예로 들며 "구글이 올해는 슬로건과 함께 장애인 접근성만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이 우선순위라서 그랬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장애인 문제를 다루는 것 안에도 돈 버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제 열심히 돈만 벌겠다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시대라는 의미"라며 "제품 그 자체보다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환경을 오염시켰는지, 노동력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공정거래를 한 것인지 등의 스토리가 없다면 물건을 사라는 얘기가 잘 안 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이미 세금을 내니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트렌드가 생겼다"며 "사회문제가 최근 매우 심화하고 있어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투자자도 달라져서 사회적책임투자(ESG)는 기본이 됐다"고 했다.

그는 또 디지털화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고객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시장이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 가격으로 공급량을 결정했다"며 "이제는 디지털화에 따라 개별 고객을 알 수 있게 됐으며 일대일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거래 비용이 높았지만 이제 디지털화에 따라 비용이 떨어졌다"며 "비용이 떨어지면서 시장이 통합되고 작은 개별 시장은 파괴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에 디지털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며 "각 고객이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또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디지털기술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냥 사회적 공헌을 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전해줘야 한다. 특히 고객을 재정의하고 잠재 고객에게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한다"며 "따라서 사회공헌은 결국 잠재 고객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데이터를 통해 고객에 대해 알면 알수록 혁신이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아울러 "거래비용을 줄이기 시작하면 공유되는 자산들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유무형 자산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더 효과적인 사회가 된다"고 분석했다.

또 "아직 기업은 공유를 잘 안 하고, 그렇다 보니 자산의 효율이 떨어진다"며 "포스코도 엄청난 자산이 많기 때문에 손을 잡고 공유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어서 "사회적 가치는 측정이 어렵지만 경제적 가치도 예전에는 측정 기준이 없었다"며 "사회적 가치의 기준이 하나 둘 만들어지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SK의 경우 측정 결과 경제간접기여성과 등을 18조1천억원 창출했고 사회성과는 마이너스(-) 2조2천억원이었다. 포스코도 측정해보니 2조8천억원의 경제간접기여성과를 창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임금도 많이 줘야 사회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과거엔 임금은 비용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사회 성과가 올라가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도 살기 위해 글로벌 트렌드에 동참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며 "누구도 변화가 달가운 사람은 없지만 변해야 하니까 변하는 것이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구성원의 참여를 끌어내려면 리더가 먼저 나서서 얘기해야 한다"며 "꾸준히 계속해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왜 이렇게 가야 하는지 믿음이 생겨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믿음이 생겨야 사람이 움직여지고 집단의 힘이 생기고 조직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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