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 관련 결정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인 끝에 소폭 상승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4달러(0.3%) 상승한 56.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5~6일 열릴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정례회동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른바 OPEC 플러스(+)가 감산 규모를 확대할지, 아니면 감산 규모는 유지한 채 기한을 연장할지 등을 두고 전망이 분분하다.

당초 산유국들이 내년 3월 말까지인 감산 기한만 연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중심으로 감산 규모도 하루평균 40만 배럴 더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란 소식도 있었다.

이날도 엇갈린 전망이 쏟아지면서 유가가 방향성을 정하지 못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한 관계자는 향후 원유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산유국들이 현재의 감산 합의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주 회동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있겠지만, 러시아는 아직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제2의 석유 기업인 루크오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대표는 겨울에 산유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JP모건은 OPEC+가 감산 규모를 현행 하루평균 120만 배럴에서 150만 배럴로 늘리고, 기간도 내년 말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놓아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 관련 "데드라인은 없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중국과

합의를 위해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지수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무역합의가 좋은 것이 아니라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도 재차 내놨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협상 타결과 관련해 어떠한 시간적인 압박도 받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나타나는 등 관세를 연기할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15일로 예정된 중국산 제품 관세는 예정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협상과 관련해 강경한 발언이 쏟아지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45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 전반이 불안해졌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감산 정책 관련 결정에 따라 유가가 출렁댈 것으로 내다봤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연구원은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을 합의하지 않는 한 유가가 최근 레인지 상단을 뚫고 올라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현재 감산 합의 연장은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고, 내년 유가 안정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추가 감산을 합의하지 못하면 유가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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