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중반을 상단으로 오르되 외환 당국발 메시지에 대한 경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 기대에 제동을 건 가운데 대내외 원화를 압박하는 재료들이 쌓이면서 12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역내외 달러 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최근의 환율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떤 면에서는 중국과 합의를 위해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역합의에) 데드라인은 없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협상 타결과 관련해 어떠한 시간적인 압박도 받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나타나는 등 관세를 연기할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15일로 예정된 중국산 제품 관세는 예정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도 무역 협상에 관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전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이 무역 합의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오랫동안 대비를 해 온 만큼 이런 위협이 중국의 스탠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 발언을 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일에는 중국 당국이 이른바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도 단발성으로 달러-원에 상승 재료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 일방 통보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 전후로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비행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향해 '무력 사용' 경고하기도 했다.

가격대 상단에선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상단을 막을 수 있겠으나 실수요상 매도 물량은 많지 않다.

1,190원대 중반에선 당국발 메시지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간 실개입 움직임이 두드러지진 않았으나, 역외 달러 매수가 이어지고 주가지수가 많이 떨어질 경우 불안 심리가 번질 수 있어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가 1,190원대 중반에선 추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전일 코스피가 큰 폭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무역 협상 불확실성에 뉴욕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달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47.7에서 50.4로 올랐다. 최근 7개월 동안 가장 높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23포인트(1.01%) 하락한 27,502.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7포인트(0.66%) 내린 3,093.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7.34포인트(0.55%) 떨어진 8,520.64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7.20원) 대비 3.05원 오른 수준인 1,189.1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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