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외국인의 채권 현·선물 매도 여부에 따라 장중 분위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를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년물은 10.4bp 내린 1.7182%, 2년물은 6.4bp 낮은 1.5440%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등 주요국 금리도 트럼프 발언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지수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무역 합의가 미국에 좋은 것이 아니라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무역 합의 불확실성에 뉴욕주가는 3거래일째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에도 1%가량 하락했다.

서울채권시장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대외 불확실성 대신 외국인 채권 매도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가 전 구간에서 상승한 데 따른 되돌림까지 고려하면, 꽤 큰 폭의 금리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전일 국고채 10년물은 4.8bp 오른 1.73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1.7% 위로 올라오면서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레벨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장중 변동성이다. 국내 기관의 매수 의지와 매수 여력은 다른 이슈다. 일부 기관은 12월에도 공격적으로 매매를 하지만, 대부분은 연말 북 클로징에 매매 여력이 적어지기 마련이다.

이를 틈 타 외국인의 가격결정력이 확대됐다. 이들은 전일 3년,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한 데다 초장기물까지도 내다 팔면서 채권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30년 비지표물 18-2호와 지표물 19-2호 순매도 규모는 57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들 매도가 주목받은 건 연말 초장기물 변동성에 기인한다.

통상 연말에는 호가가 얇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진다. 특히 거래가 적은 초장기물은 적은 물량으로도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연말에는 기관 간 힘겨루기가 커지곤 한다.

최근에도 초장기물은 커브 스티프닝과 플래트닝 전망을 두고 샅바 싸움이 격화하기도 했다. 이 분위기에 외국인이 장중 시장가로 30년물을 매도하면서 분위기는 채권 약세로 크게 기울었다.

은행 등 큰 손의 매수 여력은 점차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달에만 정기예금이 14조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펀더멘털도 채권에 우호적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1% 증가에 그쳤고 전년 대비로도 0.4% 상승에 불과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마이너스(-) 1.6%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지표가 좋지 않은 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더 커지고 있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9.1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7.20원)대비 3.0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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