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90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현물환 시장에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4일 서울외환시장과 해외브로커들에 따르면 전일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9.15원에 최종 호가를 냈다. 장중에는 1,190원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호가를 형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대한 데드라인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을 반영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들이 진실을 원한다면 어떤 면에서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무역 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나오자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8위안대까지 튀어 올랐다. NDF 시장 달러-원 환율도 위안화에 연동해 1,190원대로 레벨을 높였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이날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90원대를 상향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강한 당국 경계감에 상단은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90원대는 당국 관리 레벨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빅 피겨(큰 자릿수)'인 1,2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당국 발 개입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원 환율이 약 2주 만에 1,160원대에서 1,180원대 후반으로 20원 이상 레벨을 상향 조정해왔다는 점에서 상승 속도가 다소 가파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에 비해서도 급하게 올라간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이날 현물환 시장에서 급등 장세가 연출될 경우 당국 경계감이 강하게 작용하며 상단을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말에 다가가며 호가가 얇아지고 있는 만큼 현물환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12월인 만큼 호가가 얇아지고 있는 시장이다"며 "이는 환율의 변동성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이어 "12월은 시장이 다소 불안한 때라는 인식이 있을 수 있어서 당국의 관리 레벨이 왔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1,190원대 레벨은 1,200원 '빅 피겨'를 앞둔 수준이라 경계감이 매우 강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의 위험 회피 재료와 위안화 환율, 역송금 경계 등 재료는 위쪽을 향하고 있어 장중 1,190원은 상향 돌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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