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가경쟁력 순위가 13위인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순위는 경직된 노동환경에 따라 51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를 인용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순위가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3위로 올랐지만, 노동시장 순위는 48위에서 51위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6개국 중에서는 종합순위가 10위였지만 노동시장은 27위였다.

한경연은 노동시장 평가의 두 기준인 유연성과 능력주의 및 보상 중 유연성 항목이 OECD 34위로 최하위권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사협력, 노동 이동성, 정리해고 비용 등 항목이 들어있는 유연성 평가에서 한국은 OECD 평균(63.4점)보다 낮은 54.1점을 받았다.

이는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 OECD 36개국 중 34위에 해당한다.

OECD 국가 중에서는 터키(99위)와 그리스(133위)만 한국 아래 있고,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에서는 파키스탄(96위), 이집트(98위)와 비슷한 위치다.

유연성을 평가하는 세부항목 중에서는 노사협력(130위)과 정리해고 비용(116위), 해고·고용 관행(102위) 등 순위가 특히 낮았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노사협력은 꼴찌, 정리해고 비용은 33위, 고용·해고 관행은 25위였다.

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사협력과 정리해고 비용, 해고·고용 관행 항목의 순위가 지속해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협력은 2008년을 기점으로 순위가 떨어진 후 현재까지 120∼140위 사이의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정리해고 비용도 줄곧 100위권 밖으로 나타났다.

해고 및 고용 관행은 2017~2018년에는 100위 안에 들었지만 2019년에는 102위로 다시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노동시장 평가의 다른 기준인 능력주의 및 보상은 141개국 중 25위, OECD 36개국 중 18위였다.

세부항목을 보면 임금 및 생산성은 141개국 중 14위로 비교적 상위권이었고,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54위로 나타났다.

OECD 36개국과 비교하면 임금 및 생산성은 6위로 양호했지만,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28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WEF뿐 아니라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프레이저 연구소 등 다른 국제평가기관에서도 한국의 노동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보고 있다"며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정책의 속도 조절과 성숙한 노사관계, 해고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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