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중 1단계 무역 협상이 '노딜'로 끝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험 선호 심리를 끝장내버릴 수 있다며 미국 국채는 "불균형적인 강세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BMO캐피탈마켓츠가 진단했다.

BMO캐피탈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총괄은 3일(현지시각) 투자 노트에서 "'노딜' 무역 협상의 여파는 표면적으론 정직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불확실성이 위험자산 가격의 상승을 억제하고 미국 국채금리 또한 어떠한 약세 이벤트에도 상단이 가로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린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가대로 받아들이면 무역전쟁은 내년 한 해에 걸쳐 글로벌 교역에서 반영구적인 양상이 될 것"이라며 "더 복잡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넘어 '위험 선호' 심리를 끝장내버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린젠은 "그럴 경우 향후 12개월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약간의 기회마저 사라지고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이미 제조업과 기업 전망, 글로벌 경제 동력에 가해진 타격이 얼마나 더 커질지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내다봤다.

BMO는 또 미·중 1단계 무역 협상이 무위에 그친다면 무역갈등은 앞으로 새로운 10년으로 전이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은 단순히 선거용 캠페인이 아니라 "강물 한가운데서 말을 바꿔 타는 어리석음"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밤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해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도 무방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1단계 무역 협상이 '노딜'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급격히 퍼졌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6%,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 넘게 하락하며 위험 회피 심리를 드러냈다. 반면 안전 자산 수요는 급증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0bp 넘게 급락했다.

린젠은 시간이 갈수록 미·중 무역 협상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중반 무역 합의가 나왔다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0~40bp 상승할 여력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합의에 이른다 한들 20bp만 뛰어도 놀라울 것이라며 1단계 무역 합의가 지금 시장이 추정하는 것보다 더 희석된다면 국채금리 상승폭은 더 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MO는 국채금리의 상승 여력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노딜'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얼마나 떨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증시와 국채시장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린젠은 "주요 주가지수가 4~5% 정도 조정을 받는다면 국채금리도 대체로 기존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여러 거래일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과거와 같은 '조정 유령'이 촉발된다면 10년물과 30년물 국채는 불균형적인 강세 분위기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O는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1.5% 수준으로 제시했다.

아이언사이즈매크로이코노믹스의 배리 냅 매니징 파트너는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이 하나 또는 또 다른 형태로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1단계 무역 협상이 설사 합의에 이르더라도 기존 관세를 되물리는 데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냅은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대체로 기업 신뢰를 통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 자본지출 계획의 척도인 기업 신뢰는 2016년 대선 과정과 뒤이은 감세로 급등했지만, 무역전쟁이 불거지고 관세가 부과되면서 대선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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