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가 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월 효과를 빼면 성장잠재력은 0%대로 급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는 2.0%, 내년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전망치를 이월 효과와 성장 모멘텀으로 분해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 중에서 이월 효과는 1.1% 수준이다. 성장 모멘텀은 0.9%로 0%대를 기록했다.

연간성장률은 당해년도의 연간 GDP 금액을 전년 GDP 금액으로 나눈 수치다. 따라서 GDP는 올해 성장뿐만 아니라 전년도의 성장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성장 모멘텀은 경제가 현재 수준을 웃돌아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성장 동력을 의미하는 셈이다. 통상 성장률에서 이월 효과를 빼서 성장 모멘텀을 계산한다. 이월 효과는 전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해년도 각 분기에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달성 가능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모두 0%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 경제가 추가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수치로 보여주는 게 성장 모멘텀이다.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GDP가 0%대 성장에 그쳤을 때도 성장 모멘텀은 2.7%에 달했었다. 이후 2011년부터 성장 모멘텀은 1%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올해 한은이 전망한 2% 달성을 전제로 하더라도 올해와 내년의 성장 모멘텀은 각각 0.9%, 1.0%에 그친다.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 모멘텀이 0%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2% 성장률 달성에 회의적이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4% 상승에 그쳤다. 올해 2%를 달성하려면 4분기 0.93% 이상 성장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마중물 역할을 하다고 해도 1%대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국 성장잠재력이 올해 급격하게 하락했는데, 이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며 "명목 성장률이 실질성장률보다 낮은 기이한 상황에 정책당국이 외부 요인만 탓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최근 대내외 환경을 보면 경기 회복 모멘텀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한은이 0%대까지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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