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새마을금고, 우리銀·리치앤코 투자 유치

향후 3년간 위탁펀드 7조 운영…해외·대체투자 늘린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ㆍ공제 대표이사는 4일 자본확충을 앞둔 MG손해보험과 관련해 "최소 3~5년 뒤면 롯데손보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대표이사는 이날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MG손보의 경영개선 계획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의 최대 주주다. 지난 2013년 8월 첫 투자를 결정한 이래 사모펀드와 주식, 인수금융을 통해 총 4천343억원을 투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LP(기관투자자)지만, 사실상 이번에 마련된 2천억원의 자본확충 계획을 주도했다.

권 대표이사는 "4천억원 넘게 투자한 회사를 그냥 둘 순 없지 않냐"며 "2천명이 일하는 기업인데 안타까웠다. 새마을금고 자금원천은 서민인데, 그 돈이 들어간 회사가 죽어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투자자를 구하려 백방으로 뛰었다"고 회고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5년부터 MG손보의 단독 LP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 450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이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MG손보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83.9%까지 떨어졌고, 이듬해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그해 3월 부임한 권 대표이사에게 MG손보는 장애물이었다. 밀리만 컨설팅에 MG손보에 대한 실사 용역을 맡긴 것도 장애물을 해소하는 차원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MG손보에 대한 실사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새롭게 돈을 투자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올해 6월 MG손보에 3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GP(운용사)도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교체했다. JC파트너스는 과거 오릭스PE를 이끌어온 이종철 대표가 새롭게 이끄는 곳이다.

권 대표이사는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중앙회의 추가 출자와 GP 교체 없이 돈을 주겠다는 곳이 없었다"며 "시장의 부정적인 소문을 씻어내는 계기가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은행 IB(투자은행) 담당 부행장을 지냈던 권 대표이사는 이후 자신의 친정에서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은행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해 1천100억원의 자금도 지원한다.

대형 시중은행이 투자에 나서자 추가 투자도 수월하게 유치됐다. 애큐온캐피탈이 100억원을, 보험법인대리점(GA) 리치앤코가 400억원을 투자했다.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계획서는 지난달 말 금감원 검토를 거쳐 현재 금융위로 이관된 상태다. 금융위가 늦어도 내달 말 열릴 정례회의에서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 1월까지는 자본확충을 위한 절차가 완료된다. 투자 완료 후 MG손보의 RBC 비율은 약 200%로 추정된다.

권 대표이사는 "우리은행과 중앙회의 투자로 건전성을, 인슈어테크에 앞장선 GA의 투자로 영업력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은 롯데손보가 퇴직연금을 제외한 보험 사업에서 자산과 시장 점유율 모두 MG손보를 두 배가량 앞서지만, 단기적으로 충분히 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MG손보의 자본 확충이라는 급한 불을 끈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내년부터 위탁펀드(블라인드 펀드) 운용을 8년 만에 재개한다.

우선 2022년까지 3년간 기업금융과 부동산, 인프라 부문에 총 7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내년 약정 규모는 약 2조3천억원으로 이 중 75% 이상을 해외에 투자한다. 부문별로는 기업금융에 1조3천억원, 부동산금융과 인프라 금융에 각각 5천억원씩 투자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7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연기금 시장의 큰손이지만 워낙 보수적인 성향 탓에 그간 국내 채권에만 자산의 70%를 투자해왔다.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전체 자산의 0.4%에 불과했다.

권 대표이사는 "내부의 한정된 운용 자원에 의존하다 보니 해외투자 비중은 작고 국내채권 자산 쏠림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내부의 보수적인 문화를 개선하는데 위탁펀드형 대체투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완료했다.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했고 8명의 경력자가 새 식구가 됐다. KB손해보험에서 자산운용을 총괄했던 김상헌 부문장은 지난해부터 권 대표이사와 함께 둥지를 틀고 자금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권 대표이사는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2년께 운용자산의 아웃소싱 비중과 해외투자 비중은 10%포인트 이상 상향될 것"이라며 "어떤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운용 기반을 다져 놓겠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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