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IBK기업은행이 기업지분을 사들이거나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 디지털 금융시대에 대비해 내실을 챙기면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래 명분까지 다진다는 취지에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의 자회사 등 투자지분 중에서 원화투자주식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1조5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1조500억원대로 올라섰다. 기업은행의 원화투자주식은 2017년 2분기에 다소 감소했다가 최근 들어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주 B2B핀테크서비스업체 웹케시의 주식 27만546주(약 119억원)를 취득했다. 이전까지 이 회사에 대한 기업은행의 지분율은 1%대였지만,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웹케시는 스크래핑 등 각종 IT(정보기술) 기술 및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및 중소기업 특화 비즈니스 솔루션도 선보이는데 기업은행과 제휴 관계가 강하다.

웹케시는 기업은행의 온라인 은행지점 'e-브랜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세무정보 서비스인 '정보나라'를 제작했다. 향후 금융인프라 선진화와 해외 신사업을 추진하고자 업무협약도 맺었다. 지분투자와 함께 내실도 따지는 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웹케시의 시장성을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웹케시라는 기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면 이전의 협력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권을 가지고 지분을 확대하자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금융부에서 지분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기업은행은 기업을 직접 투자하는 과정에서 설립 명분도 챙기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소재 중소기업인 홍인화학에 175억원을 투자했다. 금융권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금융지원이 아닌 직접투자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홍익화학은 반도체 웨이퍼의 세정과 식각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고순도염화수소를 제조한다. 고순도염화수소는 반도체 소재 중 국산화 추진이 필요한 품목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정부의 산업생태계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반사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처로서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고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기업은행에 취지에도 부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경기가 심화할수록 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는 늘어날 것이다"며 "단순 기업여신 확대뿐 아니라 투자측면에서 수익과 사업연계, 공공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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