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 기대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영향으로 큰 폭 올랐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4.2%) 급등한 58.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날부터 시작된 산유국 정례 회동 결과와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약 486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15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줄었다.

휘발유 및 정제유 재고는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 늘었지만, 원유재고가 6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날부터 정례회동을 한다. 5일에 OPEC 회원국 회의가 열리고, 6일에는 러시아 등을 포함해 이른바 OPEC 플러스(+) 전체 회의가 진행된다.

앞서 이라크의 사메르 알갑반 석유 장관이 감산 규모를 현행보다 하루평균 40만 배럴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가 있는 상황이다.

그는 하지만 이날은 "회원국들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 기한을 12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조치는 당연히 더 효과적이겠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해 한발 물러섰다.

사우디가 산유국들에 감산 약속을 준수하지 않으면, 자국의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경고를 했다는 소식은 일시적으로 유가에 반락 압력을 가했다.

WSJ은 전일 진행된 실무진 회의에서 사우디가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일부 산유국이 약속보다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사우디가 희생을 감수하며 산유량을 더 줄였지만, 더는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널은 하지만 사우디가 다른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확약을 한다면 추가 감산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표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또 시장에 미칠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 감산 논의에 대한 비밀 유지도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감산 및 감산 기간 연장에 미온적인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저널에 따르면 OPEC 관계자는 러시아가 자국의 액화 가스 생산은 감산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요청이 받아들지 않을 경우 현재 감산 규모와 기한 유지를 주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낙관론이 다시 부상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일부 외신은 최근 양측의 설전에도 새로운 관세 부과가 예정된 오는 15일 전에 1단계 무역협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무역합의 무산 우려가 진정되면서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관련 결정에 따라 유가가 출렁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CIBC 프라이빗 웰쓰 매니지머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유가 반등은 추가 감산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합의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는 감산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의 추가 감산 주장에 대한 신뢰도는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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