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지난 9월 이후 3개월째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지만, 연은에 대한 의존도만 키울 뿐 망가진 시장을 회복시킬 해법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비앙코 리서치의 제임스 비앙코는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크게 보자면 레포 시장이 망가졌다"며 "그들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굴복시키기 위해 약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장기 해결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지난 9월 17일 이후 레포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3천200억달러 이상을 시중에 투입했다. 하루짜리 레포 금리가 2% 수준에서 거의 10%까지 치솟은 뒤 내놓은 처방이다.

금융기관들은 레포 거래를 통해 국채나 주택담보증권(MBS)을 담보로 맡기고 뉴욕 연은에서 대출을 받아 단기 자금 수요를 해소한다. 은행은 보통 월말 수요나 법인세 납부, 국채 매입 등을 위해 레포를 활용한다.

하지만 연준의 임시 유동성 투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연준은 국채 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고, 레포 운영을 연장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레포 규모를 조용히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2일 28일짜리 레포 한도를 기존 15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확대했다. 지난주에는 42일짜리 레포 규모를 100억달러 가량 늘렸다.

연말 자금 수요가 몰릴 것을 우려한 조치지만, 레포 규모 확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앙코는 "이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규모가 모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은 시장이 저절로 마법처럼 고쳐질 수 있다고 바라고 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싯 픽스드인컴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연준은 정말로 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오히려 자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유동성 처방이 은행들에 빠른 저리의 대출을 제공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은행끼리 서로 대출을 내어주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형 은행들은 현금을 쌓아두기만 한다"며 "은행들은 연준에 규제 문제를 충족하기 위한 충분한 초과 지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를 레포 시장에서 돈을 빌려주는 데 활용하기보다 1.5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연준에 예치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9월 레포 위기는 은행들에 부과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영구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단기 시장 금리가 또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도 이날 의회 증언에서 기존 규제가 "최근의 레포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데 기여한 일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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