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이 내년도 경기둔화 국면에서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 수준이며, 그 중에서 기업대출의 경우 1.55% 정도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02%포인트(p), 0.03%p 증가한 수치다.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4%대 수준이고 대다수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지난 9월 말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총대출채권의 경우 0.62%이고 그중 기업대출은 0.67%인 것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자산건전성 지표의 부진은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총여신이 대기업여신 4.4%, 중소기업여신 77.5%(법인 56.4%, 개인사업자 21.1%), 주택담보대출 9.7%, 기타가계대출 7.1%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력이 미흡한 중소기업여신 비중이 높다 보니 최근 경제성장 둔화 국면에서 건전성 저하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 특히, 조선·해운·건설·자동차 등 취약업종에 대한 익스포져도 지난 9월 말 기준 8.4%인 것으로 나타나 시중은행 평균(4.2%) 대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대현 S&P글로벌레이팅스 아태지역 금융기관 담당 이사는 3일 세미나에서 "정책은행은 정책적인 역할로 인해 여전히 해운 조선 쪽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수년간 대출 성장을 이끈 부동산업 여신이 부동산 규제 강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저하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부실 확대 위험도 커지고 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기업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6.8%로 지난해 이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철강, 건설,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리스크 프로파일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핵심이익 감소는 경기 둔화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천678억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한 수치다. 순이자마진은 직전분기보다 0.08%p 하락한 1.81%로 집계됐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과 건전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경기지표 개선이 확인되거나 이후 분기실적에서 핵심지표 개선이 보이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리스크에 대해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대손충당금은 누적 기준 1조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억원 늘었다. 여신 취급시 건전성 관리를 사전·사후로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실여신이 사전에 많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업종, 특별 관리 업종 등 업종별로 세부적으로 나눠 신규 취급할 때 일반적인 여신보다 좀 더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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