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형 펀드, 시스템적 유동성 위험 낮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채권형펀드의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마련한다.

국내 채권형펀드가 시스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작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사전에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 협의회를 열고 채권형펀드 유동성리스크 관리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간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채권형펀드가 맞이할 유동성 위기는 자주 언급됐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를 통해 채권형펀드의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졌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용자산 규모가 10억달러 이상인 채권형펀드 1천760개 중 월 단위 자본유출이 급증할 경우 유동성 위험에 처할 펀드 비중은 전체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률을 확대하고자 유동성이 낮은 고금리 채권을 무리하게 편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안정위원회(FSB)나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유동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10월 말 기준 국내 채권형펀드의 총자산은 173조8천억원이다. 이중 국채나 공채, 특수채, 그리고 현금성 자산의 규모가 62조원(35.6%)에 달하는 만큼 아직은 유동성 리스크를 촉발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다른 펀드는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장치가 없고 펀드별 운용자산 현황, 운용구조, 유동성 수준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충분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현재 MMF를 제외한 채권형펀드의 시스템적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채권형펀드의 유동성리스크를 선제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 개선사항을 마련할 방침이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IMF가 채권형펀드의 유동성 리스크 증대에 대해서 주목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국제금융기구가 제안한 유동성 관리방안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큰 국내 채권형펀드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모니터링이 충분한지는 세밀하게 짚어봐야 한다"며 "내년부터 보다 심층적인 관리 방안으로 다루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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