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좌고우면(左顧右眄)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좌우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만하게 좌우를 모두 바라보면서 걷는다는 뜻이다.

오희송 메리츠증권 FICC 팀장(사진)은 "내년에는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도 곁눈질하며 자신만만하게 투자에 나서겠다"며 '좌고우면'을 인용해 내년도 포부를 밝혔다.





오 팀장은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금리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지만 다양한 투자 방식을 폭넓게 사용한 덕분에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해 양질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투자 실적은 다른 해에 비해 좋은 편이다"며 "오히려 금리가 반등했던 10월에 대응을 잘한 덕분에 월간 손익이 가장 좋았던 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10년 국채선물이 장중에만 고점 대비 저점으로 60틱 이상 움직인 날이 45거래일에 이르고, 장중 변동폭이 3거래일 연속 100틱을 넘는 날도 7거래일 있었다고 설명했다.

딜링룸이 좋은 성과를 낸 비결로는 종목별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행태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투자 대상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수익 창출 기회를 폭넓게 확보한 점 등을 꼽았다.

오 팀장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투자처를 찾은 덕분에 델타 수익을 떠나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주 1시간 이상 트레이더 별로 한 가지 이상의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투자전략회의를 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두바이유나 브렌트유 가격차, 금, 커피 등 심지어 탄소배출권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고 말했다.

딜링룸 내 회의는 특별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투자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오 팀장은 "특별한 양식 없이 말로 해도 되고 그래프만 한 장 뽑아서 얘기해도 된다"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잡는 데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딜링룸은 계속해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 팀장은 "올해 FICC 운용팀에 유창범 전무와 신재경 부장이 합류하면서 FX쪽 역량을 강화한 점도 성과였다"며 "내년에 FX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니어급 인력에 대한 투자 역량을 확보했다는 판단하에 충원에도 나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채권시장에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이슈로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수급 부담을 꼽았다.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국내 물가와 성장률이 하향세를 이어가면서 완화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내년에 성장률은 2% 이하, 물가 상승률도 1% 이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올해와 다른 점은 금리 인하와 함께 국고채 발행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방채와 공사채 등 전체 공급 물량의 증가는 금리를 상승시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오 팀장은 "발행일을 전후로 금리가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내년 초까지 DLF 규제 이슈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크레디트물 확대 등 수급이 악화될 여지가 큰 만큼 계속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캐피탈 게인이 많았는데 내년에는 롤링과 캐리가 주 수입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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