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자금 순매도에 관련된 역송금 수요가 뜨거운 관심사다.

지난달 초부터 한 달 가까이 외국인의 '역대급'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7일 이후 전일까지 21거래일 연속 기록적인 순매도 흐름을 나타냈다. 이 기간 순매도된 외국인 증시 자금은 약 5조678억원(잠정치)으로 집계됐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순매도는 외환시장에서의 역송금 수요로 이어져 달러 매수로 연결된다.

최근 서울환시에서 역송금 수요는 꾸준히 달러-원 환율의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역송금 수요의 영향이 향후 해소되는 흐름을 보일지 혹은 장기적인 수급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간 역송금 수요가 꾸준히 나오며 달러-원 환율을 1,190원대로 높인 만큼 물량이 다음주 쯤이면 해소 수순에 들어선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일 서울환시에서 역송금 수요는 최근의 흐름 대비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역송금 누적 물량이 쌓여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에도 힘에 실린다.

주식자금 역송금 수요가 즉각적으로 외환시장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영향이 단기적으로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리밸런싱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촉발됐으나 사우디 증시의 아람코 상장이 예정되면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행렬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 향방의 핵심은 외국인 주식자금 순매도와 관련된 역송금 수요다"며 "매도 규모가 5조원에 가까운 기록적 규모이기 때문에 소화가 섣불리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주식자금은 당일 환전 수요로 연결되지 않고 시간 차를 두고 나온다"면서 "연말이라 자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곳도 있어서 단기간에 바뀔 재료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주식을 매도한다고 곧바로 환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역송금 물량은 하루에 일정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달러 비드(매수) 물량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누적 순매도 금액 5조원 중 절반 정도는 해소됐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규모를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역송금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실수요라는 점에서 역송금 유입에 따른 상승 압력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의 상승 국면을 살펴보면 급등세보다는 다소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호가가 튀지 않으며 부드럽게 올라가는 장이라 실수요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실수요에 따른 상승 동력은 상대적으로 스탑시키기 어렵다"며 "개입 효과도 비교적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달러-원 환율의 레벨이 높아지자 늘어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수급상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D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 커스터디 쪽에서의 달러 매수가 많은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1,190원 위쪽에서는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만만치 않아 환율이 추가 상승하기에는 매물 벽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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