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노현우 기자 = 오후 3시 55분. 증권사 채권 딜링룸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격이 있다.

연말 거래량이 적은 틈을 타 등장한 일명 '종가관리위원회'에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모였다. 일부 세력이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초장기물 종가에 시장참가자들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6일 연합인포맥스 장내 국채 현재가(화면번호 4302)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물은 0.1bp 상승한 1.590%에 거래됐다.

장중 흐름을 보면 국고채 30년물은 장 초반 상승 출발한 후 금리가 계속 낮아지다가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재차 반등했다. 오후 3시 25분 1.595%까지 금리가 올랐으나 종가는 이보다 0.5bp 낮은 1.590%에 형성됐다.

적은 금액으로도 종가를 형성할 수 있어 '오퍼레이션'이 가능한 데다 듀레이션이 길어 손절을 유도하기도 쉽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장 막판 5분전 거래하는 기관들에 '종가관리위원회'라는 명칭을 붙였다.

12월에는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매수가 줄어든다. 연말 수익을 확정하고 내년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부채관리(ALM)도 대부분 11월에 맞춘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시장참가자는 연말 초장기물 수요가 적다고 예상한다. 12월에는 초장기물 스프레드가 10bp 이상 벌어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호가가 드문 상황에서 초장기물 실수요가 조금만 있어도 금리 변동성은 확대된다.

채권시장은 장중에 포지션을 정리해서 수익을 확정하지 않는 한 종가를 반영한 민평금리로 매일의 평가손익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장 막판 '커브 스티프닝'과 '플래트닝' 사이에서 사투가 벌어지는 셈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보험사는 금리가 올라오면 살 유인이 생기기 때문에 스프레드 확대를 막는 세력이 장 막판에 10억, 20억 매도로 거래를 체결 시켜 초장기물 역전 폭 확대를 막는다"며 "포지션이 커지면 커브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도 "연말 스티프닝을 보는 기관과 50년 입찰 수요와 11월 초장기물 수요를 괜찮게 본 플래트너 쪽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장중 초장기물 커브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종가관리도 수반되고 있는데 통상 12월에는 커브가 스팁되긴 했지만, 만약 플랫쪽이 스팁의 손절을 이끌어내면 연말 큰 규모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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