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금융당국이 불어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단속에 나서면서 증권사 주가의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채권투자 이익은 물론 기업금융(IB)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고수익 행보를 이어가던 증권사들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9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011)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전거래일 11.07% 급락했고, 한국금융지주는 전거래일 3.15% 하락했다.

두 증권주는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거래일간 각각 1.09%, 0.55%씩 하락했고, 삼성증권도 2거래일간 0.27%, 0.96% 내렸다

NH투자증권 역시 2거래일간 0.80%, 1.61% 하락했다.

당국의 부동산 PF 단속에 증권업종은 규제 불확실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다.

삼성증권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금융지주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각각 14.3%, 18.2%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만1천원, NH투자증권은 1만6천원으로 내다봤다.

장효선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자본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와 IB부문 전략 방향성 등에 따라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각 회사별로 차별화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부동산PF 비중이 낮은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의경우영향은제한적이겠으나 부동산 금융을 IB부문 중 성장 동력으로 사용했으며, 채무보증 비중이 높은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은 성장 여력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KB증권도 향후 메리츠종금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익스포져 축소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석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한국금융지주는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돼 저가 매수 접근을 추천한다"며 "한국금융지주의 수익구조 관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비증권계열사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번 규제 발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주가의 결정적 변수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은 주요 상장 증권사 중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이 규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PF 채무보증액이 약 7~8조원으로, 자기자본(3조7천억원)의 2배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라며 "다만, 나머지 대형 증권사들의 직접적인 규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부동산PF 채무보증 약 2조7천억원, 자기자본 4조8천억원), 미래에셋대우(부동산PF 채무보증 약 2조5천억원, 자기자본 9조1천억원), 삼성증권(부동 산PF 채무보증 약 1조6천억원, 자기자본 4조9천억원)으로 여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사 부동산 PF규제는 우려 요인이나 낙폭이 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지급 보증을 제공한 물건 중 거래상대방의 신용위험이 발생하면 지급보증의무가 없어지는 LOC약정을 체결한 계약 비중이 높고, PF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초우량 건설사가 책임 준공, 보증한 계약이 대부분이어서 부동산 PF관련 딜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부실이 증권사에 전이될 가능성은 많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자본대비 부동산PF관련 채무보증잔액이 가장 높은 회사가 한국투자증권인데 68%에 불과하고, 기준일인 2019년 6월 대비 현재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원을 상회하는 상황이라 주가는 영향에 비해 낙폭이 과대하다"고 판단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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