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손해보험협회가 보험사기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막고 있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과잉 진료 행위에 대해 특정 병원들을 형사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손보업계는 우선 백내장 수술에 주목했다.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 대부분은 시력교정 다초점렌즈 삽입술을 함께 받는데 계측검사비를 크게 부풀려 청구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 의원급 병원에서 백내장 계측검사비는 최저 1만5천원에서 최고 260만원까지 무려 17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백내장 안구 검사를 하고 나서 수술 당일 검사를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해 실손보험금을 타내는 수법도 나왔다.

이에 경찰은 강남 A 안과와 부산 B 안과에 대해 환자 유인 알선과 백내장 검사 일자 조작 등의 혐의로 병원장 및 병원 관계자를 수사하고 있다. A 안과와 B 안과의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 규모는 140억원과 230억원에 달했다.

이들 병원은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실손보험금 청구금액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예컨대 A 안과의 경우 한 대형 손보사에 대한 올 하반기 월평균 실손보험금 청구 금액은 2억8천만원으로 상반기보다 2억원가량 급감했다.

손보협회와 손보업계는 백내장 수술뿐 아니라 심장초음파 검사 실손보험금 부당청구 및 유방 양성병변절제술 일명 맘모톰 수술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손보협회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장기·자동차보험 사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팀을 개설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동안 보험 범죄 업무를 총괄 관리했던 보험사기조사팀을 자동차보험사기조사팀과 장기보험사기조사팀으로 확대하는 등 대응을 강화한 것이다.

보험사기가 조직·지능화하면서 경찰청과 손보업계 출신 전문가를 충원하는 등 보험사기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천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4만3천명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손보협회와 손보업계가 실손보험금이 급격히 늘어난 병원을 대상으로 과잉진료 등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실손보험금 청구 금액도 감소하는 등 보험금 누수를 막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