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올해 1월말부터 본격화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가 카드사 규모별로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7개 전업카드사의 실적 추이에서 상위 카드사와 하위카드사의 성적은 극명하게 비교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신용판매 기준) 21.7%로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별도기준)으로 당기순이익 3천965억원을 기록했지만 가장 하위권으로 점유율 7.9%를 차지하는 하나카드의 당기순익은 49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신한카드는 순이익이 16.2% 증가한 반면에 하나카드는 44.6% 줄었다.

가맹점수수료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부가사업으로 수익성을 다양화한 신한카드는 실적 타격이 크지 않았고 하나카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는 평가다.

이러한 격차는 규모의 경제가 다른 산업보다 크게 작용하는 카드업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내년 이후에도 심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 카드사들은 몇 년간 구축된 판촉비를 통한 영업기반이 이미 탄탄하게 마련돼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다. 반면에 하위사들은 판촉비 감소에 따른 즉각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맹점수수료 인하는 카드사들의 손익분기 시장점유율에 차이를 나타내게 됐다"면서 "시장점유율 8~10%에 위치한 카드사들의 이익이 빠르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위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대응해 신용판매 성장을 통한 수익성 하락 영향을 상쇄하려고 노력해 상위 3개사(신한, 삼성, KB국민카드)의 3분기 신용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했지만, 하위사들 가운데는 일부 카드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등 부진했다.

카드 고객별로 주력 카드로 사용하는 비율도 상위사와 하위사의 격차를 심화시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카드 등 상위사의 유효고객 대비 월별 사용금액은 70만원에 달하지만, 하위사들은 40만원으로 상위사 대비 43% 작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고 나서 상위사와 하위사의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판촉비가 줄어들 경우 돈 쓸 여력이 없는 하위카드사는 주력 카드로 인식된 상위 카드사에 더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굳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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