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은 블록버스터급 미국 고용 지표 '서프라이즈'에 달러-원 환율 하단을 1,180원대 초반까지 열어볼 수 있다고 9일 진단했다.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가능성에도 단기적으론 신흥국 통화에 우호적인 재료였던 만큼 이날 달러-원 환율은 증권 시장 호조에 하락할 것으로 봤다.

미 노동부는 11월 신규고용이 26만6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 18만7천 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고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였다.

또 지난 10월의 신규 고용은 12만8천 명이 15만6천 명으로 상향 조정됐고, 9월 고용도 18만 명이 19만3천 명으로 올랐다. 수정치를 반영한 지난 석 달 간 신규고용 증가 폭은 20만5천 명으로 증가했다.

11월 실업률은 3.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하며 9월 이후 재차 반세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3.1%로 시장 예상 3.0%보다 양호했다.

최근 경기 상황이 부진한 제조업 일자리도 5만개 이상 증가했다.

외환딜러들은 무엇보다 뉴욕 증시에서 주가지수 급등을 주목하며 국내 증시에서 훈풍이 옮겨질 경우 달러-원 환율 낙폭도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1.22% 급등한 28,015.06에 거래를 마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지표가 좋으면 달러-원 영향은 조심스럽게 봐야 하지만 일단 뉴욕 증시 분위기가 좋아 이날 코스피 등 국내 주가지수도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난 6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섰는데 이날도 흐름이 이어진다면 1,190원 근처에선 매도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미국 고용 호조에 이머징마켓(EM)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며 "지표 발표 이후 증시가 워낙 좋았는데 그간 조정을 받았던 미국 증시가 다시 달릴 계기를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스크온에 원화가 강해졌으나 다른 통화는 그대로 유지됐고 유로화가 약해졌다"며 "뉴욕 증시 온기가 우리나라 증시까지 이어져야 달러-원 하락 재료가 될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리스크온 심리와는 별개로 이후 달러-원 하락 재료가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용 호조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가 크게 물러날 가능성이 있고 이후 완화 가능성도 줄어들어서다.

이 외에도 북한 이슈도 불거지고 있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숏으로 돌아서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A딜러는 이어 "고용 지표 호조는 결국 미국 금리 동결 재료"라며 "결국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 차이로 달러-원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딜러도 "북한 이슈가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어 크게 원화 강세 재료는 없어 보인다"며 "1,183원선에선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여 달러-원도 아래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이달뿐만 아니라 내년 금리 동결까지 예상할 정도로 금리 인하 심리가 많이 줄었고 채권 금리도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에 최근 조정이 있어 대기하던 달러 매수 수요가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전체적인 방향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이날 달러-원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미국 고용지표가 좋지만 한 방향으로 반영되기보단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지표가 지금까지도 계속 좋았고 이번 고용지표를 딱히 서프라이즈로 반영할 정도도 아니라 제한적인 반응에 그칠 것이고 달러-원이 밀리면 사는 쪽이 더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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