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글로벌시장 전망

<<※편집자주: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불확실성, 리세션 우려 등으로 올해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예상을 깨고 세 차례 금리를 내렸고, 무역 협상은 협상 타결과 결렬을 반복했습니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로 이러한 혼돈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리세션 우려는 잦아들었지만, 저성장은 지속할 전망입니다.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 자산 가격도 시시각각 흐름을 달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9개의 꼭지로 글로벌 통화정책과 증시, 채권, 외환, 중국 시장, 유가 전망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올해 강한 비둘기 색채를 드러냈던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내년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를 불안케 했던 경기침체 공포는 최근 가라앉았지만 '고조'와 '완화'를 반복하는 무역갈등, 다가오는 미국 대선,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 브렉시트 문제 등으로 내년 한 해도 글로벌 중앙은행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과 달리 2018년 금리 인상분을 대부분 되돌려야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시그널을 준 만큼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으나, 내년 이와 같은 스탠스가 내내 이어질지를 두고는 분분한 의견을 내놨다.
 

◇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당분간 동결"

일부 전문가들은 10월까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연준이 당분간 큰 정책 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아 중간 사이클 조정을 끝내고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하원에서 "미국 경제는 스타 경제"라며 경고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호평한 바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4%대를 정점으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다만 급강하 조짐은 없어 침체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업률도 3%대 중반으로 반세기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IMF는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인 1.7%를 상회하는 수치다. OECD도 내년 미국 성장률이 유로존(1.1%), 일본(0.6%)을 웃도는 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소비지출 강세가 기업 투자 약세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미국 성장률이 2.25~2.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은 실업률이 3.3%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며 임금 상승률도 3.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인상이든 인하든 연준이 통화정책을 움직이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내년 한 해 연준이 금리를 변경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내년 중반까지 결론을 내야 하는 정책 프레임워크 재검토를 통해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하는 정도의 행보만을 보이리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도 현행 정책이 적절한 장소에 있음을 연준이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당분간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도 억제돼 있다"며 "경제가 우리의 전망과 일치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내년 금리를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몇 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고, 도이체방크도 예측 가능한 기간(foreseeable future)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리라고 예상했다.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 등 신용평가사도 내년 동결을 점쳤다.

<미국 실질 GDP 연율 전기비 증가율>

 

◇ "무역·대선 주요 변수…추가 인하 가능성도"

다만 내년 전체 한 해 연준이 어떤 통화정책 경로를 걸을지를 두고 뚜렷한 컨센서스가 이뤄졌다고 보긴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내내 엎치락뒤치락해 온 미·중 관계의 향방을 분명히 그리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불확실 요인이다.

양측이 1단계 무역합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후에도 분쟁이 완전히 해결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양측이 단순한 무역이 아닌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어 올해와 같은 긴장 완화와 불협화음 고조가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무역 공방 속에 경제 지표가 조금이라도 주춤해질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너스 금리까지 거론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거듭 불만을 표시해왔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세계 교역의 바닥 신호가 보이지만 뚜렷한 회복을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SG는 미국 경제가 불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연준이 금리를 10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아그리콜도 발렌틴 마리노프 G10 외환 리서치 헤드도 내년 상반기 연준이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리노프 헤드는 "무역전쟁의 상처가 미국 경제와 기업 심리에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중국의 지속되는 경제 둔화와 미국 정치 일정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내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선물 시장은 내년 말까지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인하될 확률을 약 67%가량 반영하고 있다.

한편 IHS마킷은 내년 말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견조한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에 힘입어 물가가 지속적으로 2% 정도를 나타낼 경우 연준이 내년 말 금리를 25bp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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