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술품의 투자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채권시장과 매우 견줄 만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8일(현지시간) "미술품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해 장기적으로 채권과 비교적 유사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 "미술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 점점 인기"

씨티는 마스터웍스의 자료를 인용해 1985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 미술의 작품은 자산 투자자에게 최고의 베팅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에 현대 미술의 작품은 연평균 7.4%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인상주의 화가 작품의 수익률은 연평균 5.0%를 기록했다. 전체 미술품의 수익률은 연평균 5.3%로 집계됐다.

이런 수익률은 채권시장과 매우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게 씨티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투자등급 채권은 6.5%의 수익률을 냈다. 글로벌 고금리 채권이 8.1%, 선진국 증시와 사모펀드는 각각 9.8%와 13.9%를 기록했다.

씨티는 "미술품은 소비자 취향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지만, 다른 거대 자산군과 상관성이 없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술품의 투자 성과는 다른 자산 시장의 강세나 약세와는 독립적이기 때문에 투자 다양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UBS에 따르면 작년 미술품 시장의 전체 규모는 674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모네의 '건초더미' 연작 가운데 하나는 지난 5월 입찰에서 1억1천70만달러에 팔렸고, 피카소의 '꽃바구니를 든 젊은 소녀'와 비스듬히 누운 누드 여인을 그린 모딜리아니의 그림도 작년 입찰에서 각각 1억달러를 돌파했다.

세간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17년 4억5천300만달러에 팔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세주'다.

이런 높은 가격 수준에도 눈길이 가지만, 훨씬 낮은 가격에서도 견실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게 씨티 측의 설명이다. 5만달러 이하의 작품들도 실질적으로 수익, 수익 대비 위험 등에서 모두 최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기관은 덧붙였다.

미술품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것은 현대 미술 작품인데, 이는 연간 거래 규모에서 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의 신규 진입자의 수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는 "미술품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을 때 더욱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며 "기회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동안 미술품과 채권 금리의 관계성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미술품 가격은 실질 금리의 광범위한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며 "실질금리의 하락기 또는 저금리 기간에는 미술품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7월 이후 판매된 1만3천여점의 미술품을 분석한 결과, 오래 소장한 미술품일수록 향후 수익에 대한 위험성은 낮아지고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좋은 화가의 작품이 수익률이 높았다.

씨티는 "미술은 인플레이션을 쉽게 넘어선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간에 걸쳐 훌륭한 부의 저장소라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거래의 투명성 부족은 미술시장의 오랜 장애 요소였지만,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 발전으로 극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씨티는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술은 진위 확인과 가치 평가 실현 등을 포함한 중요한 과정을 자동화하고, 개별 작품과 수집품에 대한 주식기반 투자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걸림돌

다만, 미술품 투자에는 여전히 위험성도 많이 따른다.

연간 수익률을 둘러싼 변동성이 채권에 비해 훨씬 큰 편이다. 평균 대비 표준편차로 계산할 때 전체 미술품의 변동성 비율은 14.9%. 현대 미술품의 경우 25.8%에 달했다. 선진국의 투자등급 채권의 경우 변동성 비율은 5.2%에 그쳤다.

또한, 다양한 화가의 작품 실적들은 매우 광범위할 수 있다.

미술품의 성과를 추적하는 방식도 개발되지 않았다. 많은 미술품의 판매도 여전히 비공개로 이뤄진다.

다른 투자 자산과 달리 미술 지수에 대해 확립된 투자 상품도 없는 상황이다.

씨티는 "씨티 프라이빗 뱅크 글로벌 투자위원회는 미술품의 사고 파는 시기와 관련해 전략적인 권고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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