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융시장 결산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2019년 서울 채권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국고채 50년물 정례발행이 꼽힌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50년물은 올해부터 정례화 발행됐다. 작년 네 차례 발행에서 장기 투자기관의 수요를 확인한 후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뤄진 조치다.

지난 2월 5천900억 원을 시작으로 총 3조2천150억 원이 발행됐다. 격월로 연 6회에다 시장 수요를 반영해 3월과 9월도 추가로 입찰이 실시됐다.

부채에 맞춰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려는 장기투자 기관의 수요 등이 유입되면서 50년물은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8월에는 낙찰금리가 1.27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기준금리(1.50%)를 20bp 넘게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발행 전 장투기관의 수요를 파악하며 긴밀히 소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재부 국채과는 50년물 발행 전 보험사 관계자들을 만나 수요와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첫 정례발행인데도 시장과 간극을 줄여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3년과 10년 국채선물간 스프레드 상품이 지난 2일 신규 상장된 점도 올해 국내 채권시장의 주요 변화 중 하나다.

이 스프레드 상품의 가격은 '(3년 국채선물 가격 - 3년 국채선물 전 거래일 정산가) X 3 - (10년 국채선물 가격 - 10년 국채선물 전 거래일 정산가)'로 결정된다.

투자자가 해당 상품을 1계약 매수한다는 것은 3년 국채선물을 3계약 매수하고 10년 국채선물 1계약을 매도한다는 의미다.

아직 도입 초기라 수요는 많지 않지만,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태오 삼성증권 연구원은 "3년 국채선물만을 대거 거래한 상황에서 스프레드 간 상품이 없다면 현물 시장은 시차를 두고 따라가게 되겠지만, 스프레드 상품이 있다면 1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 변동을 좀 더 빠르게 감지하고 움직여 반응할 수 있게 된다"며 "참가자 입장에서 연결고리가 강해진다는 것은 비용을 적게 지불하는 등 비효율이 해소된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로는 정부와 시장 간 고위급 소통채널 신설이다.

기재부는 구윤철 2차관 주재로 PD사 및 보험, 연기금 등 국채투자기관 대표들이 참석하는 국채발행전략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여기서는 연물별 발행물량·비중, 발행·유통시장 제도개선사항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첫 회의는 오는 19일 열린다. 보험사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내년 국고채 발행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장과 국채 발행 당국자의 소통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지난 9월 안심전환대출 확대설과 같이 잘못된 소문에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을 막는 효과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PD 업무에 대한 경영진 관심과 지원 등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며 "시장과 소통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 정부 기관, 연기금, 보험회사, 금융공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게 된 점도 손꼽을만한 변화다.

거래소는 지난 2일부터 증권사 및 은행으로 제한돼 있던 거래소의 RP시장 참여 가능 기관을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까지 확대했다. 그동안 거래가 제한됐던 국민주택채권, 재정증권 및 지방채도 거래소 RP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졌다.

거래소는 청산결제기관(CCP)으로서 거래에 대한 결제 이행을 보증함에 따라 기일물 RP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장외 RP 시장과의 균형적 발전을 통해 국내 단기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0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