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정부와 시장 참가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단기 자금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미국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시장에 '금리 발작'이 발생한 뒤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현재까지 약 3천5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이 과정에서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머니마켓 시장에 자금을 투여했고 단기물 국채를 매입하기도 했다.

WSJ은 "투자자들 또한 나름대로 현금을 쌓아두면서 연말 레포금리가 급등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학습의 결과다. 레포금리는 지난해 말에도 단기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6%까지 뛴 바 있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레포 발작'을 우려하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레포금리가 급등한 현상과 현격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금융위기 당시엔 투자자들이 담보물의 질에 대한 의구심이 컸고 결과적으로 리먼 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이 파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레포금리가 얼어붙기 전에 급등했었다.

반면 최근의 레포 발작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현금이 희소해진 데 따른 결과물이다. 연준 대응의 긴급성과 규모는 시장에 무탈하게 작동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월가 분석가들은 최근 레포 발작의 배경엔 지급준비금의 부족 현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9월 레포 발작 땐 투자자들이 재무부 국채 입찰에 참여해야 했고 동시에 분기별 법인세도 납부해야 해 현금 수요가 일시에 급격히 늘어났다는 게 연준의 설명이다.

WSJ은 "이 같은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수십억달러 이상을 레포 시장에 쏟아부었다"며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도 연준은 유동성을 안정시키기 위해 계속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시장 안정화 노력은 이번 달 중순 시험에 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은 분기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재무부 국채 입찰에서 자금을 납입해야 한다.

JP모건은 "대형 은행들의 대차대조표 또한 연말 레포 시장의 유동성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몇몇 세계 최대 은행은 연말 자본 요건을 맞추기 위해 레포와 파생상품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국채 전략가는 "연준은 어떤 대가를 치르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긴급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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