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명성을 올렸던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9일 CNBC는 지난 1970년대 후반과 1980년 초 연준 의장으로 활동하며 물가 억제를 위해 싸웠던 볼커 전 의장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볼커 전 의장은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행정부 아래에서 연준 의장으로 활동했었고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최고 22%까지 올렸다.

지난 1979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볼커 전 의장은 "미래 경제 안정성과 관련해 물가는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고 가장 대규모의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며 물가와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65년 1%에 불과했던 물가는 1980년 3월에는 14.8%까지 치솟았고, 볼커 전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큰 폭 올리고 통화 긴축에 나섰다.

CNBC는 이와 같은 고금리 정책이 미국의 제조업과 농업, 부동산 시장 경색을 초래했지만, 이후 20년간의 확장으로 미국 경제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금리로 인해 1981년과 1982년 미국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침체를 겪기도 했다. 1982년 실업률은 10.8%를 기록하는 등 볼커 전 의장을 원망하는 목소리도 높았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 1982년 무역 신문인 테네시 프로페셔널 빌더는 볼커 전 의장의 사진을 현상수배 포스터로 만들어 수백만의 소기업을 학살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나 2005년 윌리엄 풀 전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헌사를 통해 "볼커 전 의장이 과감한 통화정책 변화를 이끌고 이를 몇 년의 괴로운 시간에도 불구하고 유지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하강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전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을 바꿈으로써 볼커 전 의장은 1980년과 1990년 긴 제 확장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볼커 전 의장은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투기 거래를 제한하는 이른바 '볼커룰'을 만들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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