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국의 수출 부진과 미·중 무역협상 긴장 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8달러(0.3%) 하락한 59.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지난주 산유국들이 내년 3월까지 감산 규모를 하루평균 170만 배럴로 확대하면서 큰 폭 올랐다.

이날은 중국 지표가 부진하면서 상승 동력이 다소 후퇴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 증가에 못 미쳤다.

장기화한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지속해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중국 경기 부진은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직결되는 요인이다.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긴장이 유지되는 중이다.

미국은 오는 15일 중국산 추가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놓은 상황이다.

미·중 양국이 적어도 신규 관세 부과의 연기에는 합의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관세 부과 예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긴장이 팽팽하다.

런홍빈 중국 상무부 차관보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무역합의가 최대한 빨리 달성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정부 기관과 공공 기관에서 외국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퇴출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도 나오는 등 긴장이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양국이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술 탈취 방지 등에 대해 만족스러운 조치가 없다면 협상을 깰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이 시장 예상보다 적극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감산 합의가 내년 3월 말까지 짧은 기간만 상정하고 있다는 점과 러시아의 콘덴세이트 생산이 감산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이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내년 3월 이후 원유 생산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데다, 러시아 콘덴세이트의 제외 등이 유가의 상승 압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관련 이슈가 있지만, 산유국의 추가 감산 합의가 유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충실한 감산 합의 이행과 미·중 무역협상의 개선 등 긍정적인 경제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내년 2분기 전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위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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