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벤처캐피탈(VC)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VC를 활용한 직접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VC자회사 'NH벤처투자'를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신임 대표이사에 강성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상무를 내정했다. 강 신임 대표이사는 회사 설립과 동시에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NH벤처투자는 자본금 300억원으로 설립돼 내년부터 특화된 농업기술을 가진 기업을 포함해 바이오, 농산물 e커머스 등 전후방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는 현재 금융감독원에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다. 라이선스가 나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직접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현재 KB금융그룹이 KB인베스트먼트를, 하나금융그룹이 하나벤처스를 VC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벤처펀드를 2천943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연말까지 해당 펀드의 규모가 3천943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벤처스는 지난 6월에 1천억원 규모의 1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연말까지 500억원을 소진했다. 프로젝트펀드까지 포함할 경우 누적 7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했다. 내년에는 추가로 1천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추가 결성해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경우는 아직 VC자회사를 설립하기보다 그룹 차원의 직접투자에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매트릭스 조직인 GIB에서 직접투자를 핵심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그룹 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에서 통합적으로 GIB조직에 참여해 직접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8월 말 기준 혁신기업에 진행한 투자는 총 3천808억원이었는데 그중 직접투자는 1천676억원으로 44%의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그룹 내 투자금융부 혁신성장금융팀에서 직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부서에서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한 기업 당 10억원 내에서 지분 매입 등 직접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 200억원 정도 직접 투자를 진행했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방금융지주에서도 VC시장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6일 자회사인 BNK벤처투자 출범 보고회를 개최하고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도승환 BNK벤처투자 대표이사는 내년까지 운용자산 3천억원 이상으로 성장해 부울경 지역산업 육성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4년까지 운용자산 5천억원 이상을 목표로 업계 20위 수준의 중견 벤처투자회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금융지주들이 VC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은행업 둔화에 따른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 가장 큰 수익원인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갈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내려가고 은행도 점포도 줄여야 하는 등 산업이 어려우니까 지주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라며 "벤처캐피탈뿐만 아니라 부동산 신탁사도 설립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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