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증권회사들이 금융시장 환경 악화에 각종 규제까지 겹치면서 내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춰온 데다 몇 년 동안 키워왔던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추가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증권사들의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장 올해 4분기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리그테이블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천9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올해 4분기 1천3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분기보다 41%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증권의 올해 4분기 순이익은 69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하는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은 최근 3개월 동안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평균한 것이다.

증권회사들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해왔다.

트레이딩이나 브로커리지 수수료, 자산관리 등 다른 부문보다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일등 공신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내년 실적을 전망하면서 다른 사업 부문은 올해 대비 소폭 감소 혹은 보합 수준이겠지만, IB 수수료 부문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한도 제한 등 규제에 나서면서 IB 부문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초대형 IB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을 받았던 발행어음 사업도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진출이 당분간 어려워지면서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그룹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관련해 회사와 박현주 회장에 대한 제재 및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해왔으나 공정위 조사가 지연되면서 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낮춰왔고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희망이 있었던 IB 부문에서도 큰 이익을 내지 못하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내년부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가 많지 않다"며 "그나마 증권사들이 대안으로 확대해왔던 부동산 부문 투자도 당국의 감독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심스러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분위기는 곧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호실적을 이어왔던 증권사들은 일부 급격한 이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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