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10대 뉴스-①]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
[연기금 10대 뉴스-①]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
  • 홍경표 기자
  • 승인 2019.12.1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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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올해 연기금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도입이 가장 큰 이슈였다.

올해 주주총회 시즌 국민연금은 한진칼을 대상으로 경영 참여 주주권을 처음으로 행사했으며, 대한항공에서는 최초로 기업 총수가 주주들의 선택으로 이사직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과 대체투자에서도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연기금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제회들은 투자 수익률에 더해 외환 프리미엄까지 얻을 수 있는 유럽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국민연금은 올해 삼성물산과 제일물산 합병과 관련해 두 번째 압수수색을 받아 국정 농단 '소용돌이'에 다시 한번 엮이게 됐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올해 주총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처음으로 한진칼을 대상으로 경영 참여 주주권을 발동했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부결되면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큰 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로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확대, 투명성 강화 등이 이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의사결정에 있어서 일관성이 결여됐고, 위탁운용사 선정과 관리가 부적정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보완을 위해 후속 조치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이 또한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는 재계의 반발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정책 도입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 전체 자산에 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활성화하면서 다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책임투자가 증가하고, '나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재무분석 과정에서 ESG 요소를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ESG 통합전략'을 통해 책임투자를 진행한다. 국내주식 중심의 기업과의 대화 전략을 해외주식에도 확대 적용한다. 국내주식은 현재 지배구조 중심으로 기업과의 대화를 추진 중이나, 환경과 사회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돼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지속적인 주주 활동에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 투자 제한을 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 변동성 확대 속 리스크 관리 강화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글로벌 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리스크관리 운용역을 적극적으로 보강했다.

국민연금은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환율과 금리, 산업 등을 통합 분석하는 선제적 위험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3차 운용역 채용에서는 리스크관리 분야에서만 6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학연금은 'TP 위기인식지수'를 자체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리스크관리를 고도화했다. TP 위기인식지수는 코스피와 환율, 금리, 신용리스크 등 지표를 활용하고, 리스크에 따른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추정하도록 설계됐다.

행정공제회는 미·중 무역 분쟁 등 위협요인과 관련한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올해 7월부터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했다. 리스크 종합분석 및 리스크 허용 한도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과장급 리스크 관리 경력직을 1명 채용했다.



◇공제회, 유럽 대체투자 '러시'

유럽 대체투자가 올해 공제회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유럽 대체투자 열풍은 최근 금리와 환율 상황, 대체투자 수급 등과 맞물리면서 거세졌다,

대체투자에 기관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투자 수익률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유럽 투자는 우리나라와의 금리 차로 외환 스와프 포인트가 플러스(+)여서, 환 헤지 프리미엄으로 100bp가량의 초과 이익을 거둘 수 있어 인기가 높아졌다.

행정공제회의 경우 덴마크연금펀드(PFA)와 공동투자 협약을 맺고 9천억 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형성해 유럽진출을 본격화했으며, 군인공제회와 경찰공제회도 올해 하반기 프랑스 오피스 빌딩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유럽 투자 쏠림 현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3년간 한국 투자자의 유럽 지역 부동산 투자는 미국 지역의 2.2배로 이례적인 상황이다. 한국 투자자는 올해 전체 유럽 부동산 투자의 12%를 차지하는 '큰 손'이 됐다.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찬성으로 두 번째 압수수색

국민연금이 2016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국정농단 '소용돌이'에 다시 한번 휘말리게 됐다.

검찰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과 운용전략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삼성물산 합병 관련 기금본부 압수수색은 이번이 두 번째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6년 11월 삼성물산 합병 찬성 건과 관련해 기금본부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삼성그룹 승계 과정 조사에 집중됐다.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임에도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면서 찬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 의혹에 칼을 겨누면서, 국정농단으로 입은 상흔을 치유하던 국민연금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kp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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