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기금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시 모든 자산군에서 환헤지 비율 0%를 유지한 점에도 이목이 쏠렸다.

고용보험기금이 금리연계 파생상품 투자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낸 점도 화두로 떠올랐다. 건강보험공단이 투자자산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화제가 됐다.

정부가 토지분 재산세 분리과세 대상에서 사모형 부동산펀드·리츠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연기금의 부동산 간접투자에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 연기금, 해외투자 확대

연기금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30.1%다.

국민연금은 2024년까지 해외자산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국민연금은 올해 5월 말 제5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2020~2024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 (비공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비중 15% 내외, 해외주식 비중 30% 내외, 국내채권 비중 30% 내외, 해외채권 비중 10% 내외, 대체투자 비중 15% 내외다.

사학연금도 해외투자를 늘린다.

사학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운용방안을 보면 올해 국내채권 비중은 34.0%, 해외채권은 5.2%, 국내주식은 22.4%, 해외주식은 16.7%, 국내 대체투자는 10.8%, 해외 대체투자는 10.9%다.

2023년에 국내채권 비중은 30.3%, 해외채권은 3.0%, 국내주식은 17.5%, 해외주식은 19.5%, 국내 대체투자는 13.0%, 해외 대체투자는 16.7%다.

해외투자 비중은 올해 32.8%에서 2023년 39.2%로 상승한다.

공무원연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무원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비중은 내년 국내채권 35.8%, 해외채권 8.9%, 국내주식 20.6%, 해외주식 12.1%, 대체투자 22.6%다.

2024년 목표치는 국내채권 28.0%, 해외채권 13.5%, 국내주식 12.0%, 해외주식 14.5%, 대체투자 32.0%다.

대체투자를 제외하면 해외투자 비중은 내년 21.0%에서 2024년 28.0%로 오른다.

◇ 국민연금, 100% 환오픈

국민연금은 올해 자산운용 시 환헤지 비율을 0%로 유지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해외채권 환헤지 비율 0%를 기록하면서 모든 자산군에서 환 오픈을 하게 됐다.

올 7월 말 국민연금의 외화자산 규모는 미 달러화 기준 2천23억4천만 달러다. 달러-원 헤지 비율은 0%다.

이 때문에 올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에서 환율 변동이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는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수익률은 24.10%를 기록했다. 해외채권 수익률은 16.47%다.

그 덕분에 국민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8.92%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약 9%에 이르는 요인 중 하나로 달러-원 환율 상승세를 꼽았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달러-원 환율이 7.4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고용보험기금, 금리연계 파생상품 투자로 수백억 손실

고용보험기금이 금리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의 손실을 낸 점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용보험기금이 금리 연계 파생상품 등 고위험상품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고용보험기금이 고용안정사업, 직업능력개발사업,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사업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보험기금은 올해 8월 해명자료를 냈다.

고용보험기금은 해명자료에서 "고용보험기금의 위탁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2회에 걸쳐 독일 국채 10년 금리 연계형 상품에 총 584억원을 투자했다"며 "이 중 손실 476억6천만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미국과 유럽이 금리인상 흐름에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며 "최근 10년 이내 독일 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사례가 적었던 점(1회)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고용보험기금은 "하지만 올해 2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 등으로 독일 국채 금리가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며 "다만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에서 수익을 실현 중"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기금의 자산배분안은 국내채권 53.4%, 해외채권 1.0%, 국내주식 23.7%, 해외주식 5.5%, 대체투자 9.4%, 단기자금 7.0%다.

◇ 건강보험공단, 투자자산 다변화 추진

건강보험공단은 올 7월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하기 위해 자금운용을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앞으로 채권, 주식형펀드, 대체투자 등 자산군별로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단은 확정금리형과 실적배당형 등 투자상품별로 자금을 운용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금융상품군별 비중은 정기예금 28.3%, 금융채권 21.3%, 특정금전신탁 20.6%, 머니마켓펀드(MMF) 12.8%, 채권형펀드 7.3%, 양도성예금증서(CD) 5.0%, 절대수익추구형펀드 1.9%, 저축성예금(MMDA) 1.5%, MMF 예치금 0.9%, 매칭형펀드 0.4% 등이다.

이 같은 발표를 두고 일부에서는 건강보험공단의 자금운용 안정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건강보험공단이 기존보다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올 10월 보도자료를 내고 "건강보험이 지난 7월 16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금운용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 연기금의 부동산 간접투자에 지각변동 '예고'

정부가 올해 토지분 재산세 분리과세 대상에서 사모 부동산펀드·리츠를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후 연기금의 부동산 간접투자에 변화가 생겼다.

앞서 올 상반기 행정안전부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리츠는 토지분 재산세 분리과세를 유지하고 사모형은 토지분 재산세를 합산과세하는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도 올해 9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사모 리츠·부동산펀드는 토지분 재산세 분리과세로 재산세 세율 0.2%가 적용된다.

하지만 내년부터 사모 리츠·부동산펀드는 토지분 별도합산과세로 재산세를 최대 0.4%,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0.7%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연기금의 부동산 간접투자에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그동안 연기금은 사모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에 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사모형 부동산 간접투자는 의사결정이 쉽고 수시 배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향후에는 연기금이 보유세 증가를 우려해 공모 부동산펀드·리츠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보유세 증가로 배당수익률과 세전 에쿼티(Equity) 내부수익률(IRR)이 1% 정도 하락할 수 있다"며 "연기금이 기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공모 부동산펀드와 리츠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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