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내년 초 해외에서 발행하는 10억 유로(약 1조3천200억 원)의 커버드본드로 이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커버드본드의 만기인 5년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와 불일치하고, 커버드본드를 다시 발행해 차환하더라도 5년 뒤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시장과 주금공에 따르면 주금공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공급에 따른 주택저당채권(MBS) 발행 물량 급증을 완화하고자 내년 초 해외에서 10억 유로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최근 시장금리 급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MBS 공급 증가가 지목되면서 유동화 물량을 해외로 분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금공의 한 관계자는 "MBS 수급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목적도 있고, 외화 조달이 국내 조달 금리보다 경제적인 이점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커버드 본드의 금리는 5년물 유로 미드스와프 금리 마이너스(-) 0.1962%에 지난번 발행과 동일한 가산금리 25bp를 적용해 0.0538%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다만 주금공이 실제로 0.05%대의 금리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유로화를 다시 원화로 환산한 금리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화 금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유로 미드스와프 금리를 유리보(Euribor)로, 이를 다시 리보(Libor)로, 리보를 원화 통화스와프(CRS) 금리로 바꾸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전일 CRS 5년물 금리가 0.555%였음을 고려하면 여기에 가산금리 25bp를 더한 커버드본드의 원화 환산금리는 0.805% 정도다.

국내 MBS 5년물 금리가 1.655%인 점을 고려하면 원화로 환산하더라도 절반 가량의 금리에 해외 채권을 발행하는 셈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유로 금리를 원화로 바꾸면 MBS 발행보다 50~70bp 유리하다"며 "다만 이는 주관사 비용 등을 포함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금공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기초자산인) 장기고정대출과 유로화 커버드본드 만기(5년) 사이에 미스매치 위험이 존재한다"며 "국내 MBS는 만기가 다양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5년 뒤 커버드본드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 이를 갚거나 차환해야 하는데, 차환시 금리가 상승해 있다면 주택담보대출에서 들어오는 이자보다 지불할 금리 수준이 높아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20년 만기라고 해도 채무자들이 조기 상환을 하기 때문에 평균 상환 만기를 5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외화조달은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등 외화 자금을 필요로 하는 주체에 공급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화를 조달한 국내 기관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이를 그대로 빌려줄 경우 환 위험 없이 현지의 낮은 조달금리를 국내 기업에 전가할 수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외화로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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