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취업자 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 이른바 3대 고용지표가 최근 들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와 제조업의 고용상태를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 3대 고용지표 '펄펄'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751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1천명 늘었다. 4개월 연속으로 30만명 이상 증가세다.

특히,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1월 기준으로 198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고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1월만 놓고 보면 1989년 이후 가장 높다. 최근 4개월 연속 최고를 찍고 있다.

20대와 30대, 50대, 60대 등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1%포인트, 0.8%포인트. 0.1%포인트, 1.4%포인트 상승하는 등 대부분 연령대에서 고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3.1%로 11월 기준 2015년 이후 가장 낮다.

이 같은 고용지표 호조는 정부가 노인 일자리 등 재정 일자리 사업에 집중한 것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주도하에 올해 노인 일자리 61만개를 마련했다. 대부분 임시직으로서 지난해보다 10만개 늘었다. 최근 추가경정예산까지 맞물리면서 10만개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는 노인 일자리의 최대 수혜자인 60대 이상에서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0만8천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20대(7만명)와 50대(6만5천명)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업별로 봐도 노인 일자리가 속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5천명)이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노인 일자리는 최대한 많이 잡아도 증가분 가운데 15만개 정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나머지는 민간에서 창출한 것인데, 고용상황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양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됐다.

고용이 안정적인 상용직 취업자는 59만3천명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많다.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 취업자 비중은 69.5%로 11월 기준 198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단기 일자리로 생각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와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서 오히려 상용직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 해빙 무드에도 40대ㆍ제조업은 여전히 '한파'

큰 틀에서는 고용지표의 호조는 부인할 수 없지만, 40대와 제조업의 고용 사정은 여전히 나쁘다.

40대의 고용률은 지난 2018년 2월(-0.4%포인트)부터 22개월째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인구 감소에도 취업자 수가 덩달아 줄면서 고용률이 '마이너스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몸담은 제조업과 건설업, 도매 및 소매업이 부진한 탓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은 2018년 4월(-6만8천명)부터 20개월째 내리막이다. 이런 이유로 제조업 취업자 수도 올해 1분기 443만2천명, 2분기 442만4천명, 3분기 440만300명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 경기의 하강 국면에서 신흥국의 투자가 지연되면, 우리나라 제조업도 중간재와 자본재 거래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고용 감소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주 52시간 제도 확산, 최저임금 상승으로 갑자기 제조업에서 고용이 늘어난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1~17시간 초단기 취업자가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11월 증가분은 38만6천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취업자의 일정 부분이 단기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이는 20대의 취업자를 견인하고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재부는 이 경우 국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구조 및 근로여건 문화 변화 등에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 단시간 일자리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예를 들면 배달 기사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의 숫자가 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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