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이 12월에만 초장기물을 7천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2월에는 장투기관의 순매수가 많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달 매수 규모가 유독 눈에 띈다는 게 채권시장의 평가다.

1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장투기관에서 이달에만 30년 이상 초장기 구간에서 국고채를 약 6천917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 50년물 명목지표 국고채(18-8호)는 원금채를 포함해 3천630억 원 규모, 국고 30년물 명목지표 국고채(19-2호)는 2천57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초장기물 강세가 지난 6일 진행된 국고채 50년물 입찰과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에서 수요가 확인된 이후 매수 우위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보험사의 A 채권 운용역은 "지난 금요일 50년물 입찰에서 보험권과 기관의 수요가 많아 상당히 강하게 됐다"며 "엔드수요만 발행물량 이상으로 총 3천200억 발행에서 3천800억 정도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 채권 운용역은 "50년물 입찰을 받지 못한 기관들이 그 대안으로 30년 매수에 나서면서 초장기쪽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험사의 초장기물 수요 배경으로는 자산 부채 듀레이션 관리가 꼽혔다. 연말까지 듀레이션을 늘리기 위한 보험사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가 듀레이션을 늘려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자연 감소분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규제도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보험사의 B 채권 운용역은 "듀레이션 관리를 위해 금리 레벨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야 한다"며 "연말 기준으로 아직까지 수요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C 채권 운용역은 "내년이 되면 수요가 몰릴 수 있어 내년에 살 것을 미리 끌어서 사두는 기관이 몇군데 있지 않나 싶다"며 "규제가 바뀌면 상황에 따라 다시 또 달라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보험사의 매수 여력은 내년 MBS 발행이 끝나고 내년도 국고채 발행 물량이 본격화하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A 채권 운용역은 "단기적으로 수급 스퀴즈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게 공통적인 생각 같다"며 "기재부가 MBS 물량을 감안해 발행을 조절한다고 밝힌 만큼 내년 2~3월 안심전환대출용 발행이 끝나면 그때 커브가 다시 스티프닝되거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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