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 못지않게 내년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환 당국은 내년에도 과도한 쏠림에 대처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시장을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국내외 금융시장도 올해의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이슈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올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은 총 3번의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진정시켰다.

첫 번째 구두 개입성 발언은 달러-원 환율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5월 20일에 나왔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미중 무역의 갈등과 완화 국면의 반복이 달러-원 변동성을 키우던 시기였다.

가격의 급격한 쏠림에 대해 당국은 "특정 시간대 대규모 일방향 거래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외환시장의 건전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움직임이 있는지 필요시 관계 당국과 함께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같은 달 22일에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관련 움직임과 관련해 관계기관회의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언은 지난 8월 5일에 나왔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한일 무역갈등 심화와 미중 추가 관세 갈등 우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의 7위안(포치) 돌파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에 장중 1,218.30원까지 올랐다.

이에 외환 당국은 이를 "이유 없는 비정상적 급등"으로 규정하고 "시장 원리에 의한 상승이 아니다"고 못 박으로면서 급등세를 진정시켰다.

환시 참가자들은 명시적인 당국의 개입성 발언 이외에도 당국은 외환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며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해외 및 국내 리서치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년 한국 경제는 바닥을 치고 더디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달러-원 환율 전망도 상고하저와 상저하고 등 엇갈리는 가운데 대체로 달러화 강세 흐름은 약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다만,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세 회복에도 추세를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는 등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한차례 예상하는 시각도 많아 원화 약세는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내년 외환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환 당국의 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올해의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연합인포맥스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올해 달러-원이 100원 정도 연중 등락이 있었는데, 대외 이벤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며 "미중 무역의 갈등과 완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면 첫 번째 충격(쇼크)은 외환시장에서 온 만큼 외화 유동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스스로 유동성을 많이 보유할 필요가 있고 대외 리스크 관리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국이 특정 방향이나 레벨을 타겟팅 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윤 국장은 "당국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변동성"이라며 "위든 아래든 특정 기간 내 변동성이 과도한지를 본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변동성 요인이 투기적 요소나 패닉이 가미된 것인지 살핀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0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