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일정이 다소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그간 진행해 온 매각협상이 12일 종료되지만, 매각 조건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로 예정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타적 협상 시한에 맞춰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 계약서에 서명을 할 정도로 의견을 맞추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 측은 현재 이견을 보이는 부분에 대해 협상을 지속해 올해 안에 SPA 체결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1.05%를 보유한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한 달 간의 배타적 협상 기간을 부여했다.

업계에서는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등 다른 후보들을 크게 상회하는 2조5천억원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한 만큼, 배타적 협상 기간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산 고위 관계자도 "협상은 상대방이 있는 만큼 날짜를 공개해 진행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일단 오늘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내 딜 종료가 어렵다거나 오늘 SPA를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들도 결국은 각자의 입장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 측은 협상 초기부터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가격 산정과 관련해 마찰을 빚다가 최근에는 우발채무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두고도 논의를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배타적 협상 기한을 넘기더라도 매각 절차가 틀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매각 절차에 문제가 생겨 산업은행이 매각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금호산업 측엔 불리한 상황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산은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영구 전환사채(CB) 5천억원을 지원하면서 "전환권은 (매각 무산시) 최종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며 "인수자가 나타나 딜이 진행되면 상환을 받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경우 금호산업 측의 요구인 4천억원은 물론,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구주가로 책정한 3천200억원 조차 받기 어려워 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내 매각이 중요한 금호 측의 입장과 현산의 인수 의지를 고려하면 딜 완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세에 지장을 주는 추가적인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현산 회장도 지난달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내부 실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나왔다"며 "그보다 더 커다란 문제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 안 하고 있고, 계약 과정에서 많이 이야기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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