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년 은행의 이자이익이 최대 3조5천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12일 '2020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를 통해 대출자산 성장세 둔화와 금리 하락세 강화 등이 국내 은행 이자이익을 기본 전망보다 최대 3조5천억원 감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산업을 둘러싼 거시환경이 부정적이라는 진단에서다.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저성장·저금리·저물가 기조가 지속하는 만큼 취약기업 리스크가 늘어나고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혁신금융과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로 가계대출의 성장이 어려운 데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면서 규제준수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 규제환경이 녹록지 않다.

이런 가운데 내년 국내 은행 대출 증가율은 올해(6.1%)보다 소폭 낮아진 5% 초중반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경쟁 심화와 소비자 보호 관련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7% 전후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계기업 비중이 늘어나고 지방 경기가 악화하는 등 건전성 우려로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강조했다.

NIM 역시 오픈뱅킹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저금리 지속 등으로 지난해 1.67%에서 이번 3분기 1.55%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연구원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증가율이 2010년이나 2012년과 유사한 수준인 3.5%로 하락하고, 순이자마진(NIM)이 기본 전망(1.55%)보다 10bp 가량 하락할 경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기본 전망보다 최대 3조5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디지털과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산업에 은행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핀테크를 중심으로만 추진될 경우 은행이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이미 축적된 데이터나 높은 신뢰수준의 보안기술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이데이터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유인으로 강조됐다.

은행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이 고객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진출에서는 은행별 경쟁력을 감안해 전략적인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해외 선진은행 사례들을 참조해 도매금융과 소매금융으로 구분하고 비즈니스 모델이나 진출대상국, 고객접점 선택 등을 따져 진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총이익 증감에 대비해 물건비와 인건비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들었다. 은행 수익 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현재 노동시장과 급여체계의 유연성을 감안하면 은행 이익증가율이 비용증가율을 상회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은행연합회·금융연수원·금융연구원·국제금융센터·신용정보원 등 5개 기관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도 디지털과 글로벌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은행산업은 핀테크 투자확대나 오픈뱅킹 활성화, 마이데이터산업 진출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10년 내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해 시가총액 30조원을 달성하도록 하는 10·20·30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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