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고객 서비스 디지털화를 넘어 내부 시스템까지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지점 축소에 대비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작업에 착수하는 등 업무 효율화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연말까지 RPA 체계를 전행 단위로 확대 적용하는 3차 RPA 구축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전 영업점에 이미 RPA가 적용됐고 정교화 작업만 남은 상태다. 연간 약 40만 업무시간이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3월 RPA를 처음 도입한 이후 2차로 본부 차원에서 19개 은행 업무 22개 프로세스에 34개 협업 로봇 하나봇(HANABOT)을 투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연간 8만 업무시간을 절약했는데, 전행 단위로 확대하면서 업무시간 절감효과를 4~5배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RPA 적용 업무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RPA 적용 업무 유형을 기업여신 금리승인, 수입신용장 인수금리 승인, 관심기업 모니터링 등 여·수신뿐만 아니라 외환, 카드, 마케팅, 리스크관리 등 본부 업무 전방위로 확대했다. 총 39개 업무에 로봇 120대 규모의 RPA를 도입해 연간 약 20만 업무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RPA와 인공지능(AI)을 융합해 금융상품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로봇 프로세스도 투입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센터 외주직원 업무수행을 위한 권한 등록 자동화 등 40여개 업무에 추가로 RPA를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자동화 효과가 높은 4개 업무에 우선으로 RPA를 적용한 이후 순차적으로 RPA 적용 범위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RPA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을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RPA를 적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4월부터 여신업무에만 적용됐던 RPA를 은행 업무 전반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RPA를 여신업무에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이를 펀드, 외환, 퇴직연금, 파생상품 등 은행 업무 전반으로 넓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는 총 14개 부서 31개 업무에 RPA가 적용된 상태다.

우리은행도 현재 은행 업무에 RPA를 차근차근 도입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개인여신연장과 같은 대출 관련 업무와 담보 관련 업무 등 약 22개 과제에 RPA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가계여신, 외화차입용 신용장 검색, 의심거래보고서 작성 등 영업점 지원을 위한 업무 위주로 RPA를 도입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최대한 근무시간에 집중해 역량을 발휘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RPA가 업무 난이도상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기에 모호한 업무를 대신하고 직원들이 좀 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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