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는 내년까지 금리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부문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한동안 들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인상하려면 "상당하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물가 반등의 중요성을 재차 피력했다.

연준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1.6%로 현 기준금리 1.50%~1.75% 범위 안에 있다. 17명의 위원 중 단 4명의 위원이 내년 한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는 모두 동결을 점쳤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1.5%로 유지하고,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도 각각 1.9%, 2%로 유지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에 진입하려면 적어도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로 2.1%를 기록해 10월의 1.8%보다 높아졌다. 이는 에너지 비용과 주거비 상승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국의 단위 노동 비용이 크게 하향 조정된 점은 저인플레 환경이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는 10월에 1.6% 올라 전달의 1.7%보다 낮아졌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발표된 CPI에 근거해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1.6%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의 PCE 가격지수가 2%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미래 인플레 방향을 가늠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 대학이 지난 10월 발표한 소비자들의 향후 5~10년 뒤 예상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2.3%로 전달의 2.4%에서 하락했다. 10월 수치는 올 초 기록한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 수준이었지만, 저성장이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대칭적인'이라는 표현을 써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넘는 수준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해왔다. 이는 한동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웰스파고는 이날 보고서에서 물가 반등에도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이라는 신호는 거의 없다며 연준이 완화적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2017년 이후 연준은 대칭적인 물가 목표치를 강조해왔다며 근원 PCE 디플레이터가 내년 상반기에 2.0%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평균 1.6%인 수준을 고려할 때 한동안 이를 한참 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저성장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장기 인플레 기대치가 역대 최저 근방인 점으로 미뤄 연준의 다음 금리 행보는 위쪽보다는 아래쪽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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