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2019년 미국 경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이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한 올해 미국 실물 경제는 확장세를 125개월간으로 연장했다. 사상 최장기간이다.

실물 경제는 물론이고, 주가, 국채, 달러 등 금융 시장도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2.68%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지난 6일 기준 1.84%를 기록했다. 지난 9월 3일에는 1.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는 연준 금리 인하,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7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8,164로, 18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8,705로, 1971년 이후 역사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식시장만큼이나, 채권은그보다 더좋은 한 해였다.

올해 iShares 20+ 국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24.50%로, SPDR S&P 500 ETF의 19.42%를 웃돌았다.

달러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국 경제에 힘입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브렉시트, 독일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유로존이 경기 둔화 우려에 휩싸였을 때 달러는 돋보였다.

전반적인 금융여건을 나타내는 금융여건지수도 상당폭 완화했다.

그렇다면 내년 전망은 어떨까.

12월 들어서면서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도 2020년 연간전망을 하는데, 이를 볼 때 트리플 강세 흐름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만큼은 아니어도 국채금리 하락, 주가 상승,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연간 등락폭 중간값은 -9bp다. 2년물 금리는 연간 13bp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단기물 중심의 강세가 주를 이루고 있다.

15개 IB를 가운데 내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 곳은 10곳이다. 25bp의 1번 금리 인하를 예상한 곳은 2곳, 50bp 인하는 2곳이다. 75bp 인하라는 소수 의견을 낸 곳도 한 곳 있었다.

10년물 등 장기 금리 하락을 예상하는 데는 미 국채의 수급 개선이 깔려 있다. 연준이 국채 매입을 재개한 데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 기조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주는 미 국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미 국채 수요는 올해보다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나 미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겠지만, 연준의 국채 매입 개재 등에 시장이 소화해야 할 물량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

UBS는 내년 미 국채의 순 발행액이 6천500억 달러, JP모건은 7천300억 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순 발행액은 1조2천100억 달러였다.

미 달러화 역시 약세요인보다는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고 주요 IB는 보고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미국이 경기 차별화를 지속해 달러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내년 2% 내외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는 다른 중앙은행보다 연준은 더 많은 정책 여력을 가진다.

골드만삭스는 "무역 분쟁,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 대선 등 위험 요인이 더해져 기축통화인 달러화,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운용통화로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없다"며 "하방 위험이 부각되면 미 달러 선호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다른 지역의 경기가 확실하게 개선되거나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올해 새 역사를 쓴 주가도 고점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S&P500은 내년 8% 오르고, 주당순이익(EPS)은 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컨센서스는 3,360이고, CS가 3,425로 비교적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3,400,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레이즈는 3,300, 모건스탠리는 3,000을 발표했다.

배당수익률은 1.9%로, 10년물 국채금리인 1.81%를 상회한다. 주식 위험프리미엄은 390bp로, 상대적 투자가치도 양호한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큰 위험은 내년 대선이다.

모건스탠리가 미 대선의 주가 영향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9%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주가 상승을 예상했지만,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하락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 하원을 모두 석권할 경우 S&P600이 2,6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러 IB 의견을 모은 중간값만 보면 내년 미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 IB 의견을 따로 떼놓고 보면 제각각이다. 미 국채 2년물 금리의 경우 최대 85bp 하락을 예상한 곳이 있는가 하면, 25bp 상승을 본 곳도 있다. 10년 만기 금리의 연간 변동폭은 -56bp에서 +44bp까지 차이는 100bp가 넘는다. 불확실성이 가득하다는 방증이다.

올해 연준의 금리 경로 등 주요 IB들의 전망은 거의 빗나갔다. 내년에는 이들의 전망처럼 금융시장이 잘 견뎌줄지 지켜봐야 한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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