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브렉시트의 운명을 좌우할 영국 총선이 12일 실시되는 가운데 파운드화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당이 얼마나 큰 차이로 과반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파운드화의 강세폭이 달라질 것으로 봤으며, 예상과 달리 헝의회(hung parliament)가 출현하거나 노동당이 승리할 경우 파운드화가 대폭 하락하리라고 전망했다.

총선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며 4천600만명의 유권자가 전국 650개 지역구에서 하원의원(MP)을 선출한다.

ING의 페트르 크르파타 외환 전략가는 보수당과 야당과의 예상 의석 차이가 30석 이상으로 벌어지는 보수당 과반 결과가 나올 경우 파운드-달러 환율이 1.35달러로 급등하고 유로-파운드 환율은 0.82파운드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파운드 환율이 하락하면 유로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오른다.

다만 보수당이 적은 격차로 과반을 차지할 경우 파운드-달러는 1.33달러를, 유로-파운드는 0.83파운드를 기록하리라고 전망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스티븐 갈로 유럽 외환 전략 헤드는 보수당이 33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면 파운드화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보수당은 33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하원 의장과 3명의 부의장, 아일랜드민족주의자 정당인 신페인당 소속 7명 등 11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의석은 639석으로, 335석만 차지해도 파운드화가 오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헝의회가 출현할 경우 파운드화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헝 의회는 과반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어 2개 이상의 정당이 타협과 제휴를 통해 연립정부를 세워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크르파타 전략가는 브렉시트가 해결될 것이라는 프리미엄이 파운드화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상방 위험에 따른 상승 폭보다 하방 위험에 따른 하락 폭이 더 크리라고 판단했다.

헝의회가 나올 경우 유로-파운드 환율은 향후 며칠간 0.87파운드까지, 파운드-달러 환율은 1.26달러까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시장이 시장친화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이미 부분적으로 반영하면서 파운드화는 유로화 대비 2%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보수당이 승리한다면 (파운드화 가치는) 오르겠지만 헝의회에 따른 하락(폭)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캐피털의 매튜 퍼렐 투자 스페셜리스트도 하락 모멘텀이 더 크다며, 헝의회 출현시 브렉시트 불확실성 재부각으로 파운드화가 1.2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노동당이 승리한다면 파운드화는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크르파타 전략가는 이 경우 파운드-달러가 1.24달러까지, 유로-파운드는 0.89파운드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은 이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당 승리시)시장은 공공사업 국유화와 재정 문제를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국민투표 가능성이 부상하고 노동당이 내거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결국 파운드화는 다시 안정을 되찾게 되겠지만, 초기 반응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 오후 12시23분(한국시간) 현재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14% 오른 1.32252달러를, 유로-파운드 환율은 0.12% 하락한 0.84232파운드를 기록 중이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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