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시행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을 상승시키는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 케어로 비급여진료비가 감소하면서 실손보험료 절감을 기대했지만, 본인부담금과 함께 늘면서 손해율 악화를 겪고 있다.
실손보험의 올 상반기 손해율은 129.1%로 연간 1조7천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수익성 문제가 심각했던 2016년의 131.3%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 중 실손보험 구조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실손보험의 보장구조와 자기 부담률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보험료 두 번 인상에도 車보험 손해율 악화
지난해 폭염에 따른 사고 증가, 정비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치솟았다.
손보사들은 올해 1월 자동차 보험료를 3~4% 올렸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표준약관 개정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또다시 보험료를 인상했다.
대법원이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고 차량을 중고로 판매할 때 발생하는 시세 하락분의 보상 대상을 출고 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 것도 반영됐다.
두차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지만, 손해율은 좀처럼 개선하지 못했다.
올해 10월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누계 손해율은 90.6%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포인트 올랐다.
이에 손보사들은 내년 1월에 자동차 보험료를 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삼성화재·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경쟁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시장에 집중하며 1위인 삼성화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매출은 1천418억원 규모로 메리츠화재의 약 1천393억원과 불과 25억원의 격차밖에 나지 않는다.
월별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순위가 매번 엎치락뒤치락하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보험대리점(GA) 채널을 활용해 장기인보험 성장을 이뤘다. 메리츠화재의 신규 계약 중 70%를 차지한다.
최근 메리츠화재는 GA 채널을 유지하면서 전속설계사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올해 8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는 2만1천480명으로 작년 말보다 5천명가량 증가했다.
◇ 허리띠 졸라매는 보험사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보험사들이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3% 감소했다.
국내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2조1천996억원으로 24.6% 줄었다.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며 보험사들은 경영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최근 부서장을 파트장 체제로 전환하고 팀장직을 없앴다. 의사 결정 체계 축소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팀장으로 있던 관리인력이 실무에 투입될 수 있어 업무 인력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18명의 임원 중 절반을 해임하고 내부승진 3명, 외부 영입 2명으로 자리를 채우는 대신 나머지 4곳 자리는 없앴다.
또한, 손해율 악화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자동차보험 전화 영업 인력 330명 가운데 40%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 롯데손보부터 푸르덴셜생명까지 매물로
지난 5월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는 3천734억원에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올해 M&A 시장에는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KDB생명은 네 번째 매각 도전에 나섰고 더케이손해보험도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더케이손보의 경우 하나금융이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푸르덴셜생명까지 깜짝 매물로 등장하면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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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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