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타결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충격 강도가 주목된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미·중 합의 타결 소식을 반영해 15원 가까이 급락했다.

해외브로커들은 간밤 달러-원 1개월물이 스와프포인트(-1.00원) 고려 시 전 거래일 현물환 시장 종가(1,186.80원) 대비 14.80원 급락한 1,171.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갭다운 출발 후 1,160원대 중후반까지 미끄러지며 미·중 합의 타결을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중 합의 근접 기대감에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뉴스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왔었기 때문에 시장 충격은 다소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달러-원 환율이 외인 주식 역송금 수요 등으로 다시 1,180원대 후반까지 가격을 높인 만큼 급락 강도가 강할 수 있다.

최근 서울환시에서 달러 숏 포지션을 구축하기 어려웠던 만큼 장중에도 롱스톱이 이어지며 달러-원 환율의 낙폭을 키울 수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서명에 따른 리스크 온(위험 선호) 분위기로 조심스레 달러-원 환율의 최근 저점 경신을 예상해 본다"면서도 "1,170원 초반대에서의 숏 플레이는 리스크 대비 수익을 기대하기 좀 어려운 구간이라 관망 심리도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계속 (합의에 대한) 힌트가 나오긴 했지만 쉽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서 개장 후에도 롱스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미·중 합의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숏베팅 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합의 타결이) 충격적이다"며 "NDF 시장 종가가 잘못된 줄 알았다"라고도 덧붙였다.

협상의 내용에 따라 분위기가 진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합의안에는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확대 약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안의 상세한 소식이 전해지면 아시아 시장은 이를 추가 반영할 수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협상 타결 헤드라인만 봐서는 달러-원 환율 등에 미칠 분위기 등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1,160원대 후반으로 밀릴 수는 있겠지만, 추가 소식을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안에 서명은 했지만 양국의 법률적 합의 문서는 아직이라는 점이 약간 걸린다"며 "예전에도 몇 번 경험한 바와 같이 우선 중국의 공식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가 '포치' 아래 레벨로 내려선 가운데 추가 강세 여부도 주목된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현재 6.92위안대 후반까지 내려선 상태다.

한편 역내 수급 여건상 달러-원 환율 급락에 따른 수입업체들의 공격적인 저가매수와 당국 경계감 등에 현물환 시장 낙폭은 다소 제한될 수 있다.

협상 타결에 따른 환율 하락 전망으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유입될 수 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지난주 달러를 매도하지 못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장 초반에 나올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은 1,168원 부근까지 하단을 낮출 수 있겠지만 충격이 소화된 후에는 1,170원대까지 다시 레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