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 시한을 불과 며칠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그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환시 참가자들은 13일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시장은 합의 타결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며 양국이 진행 과정에서 기 싸움을 이어왔지만, 물밑에서 세부조율 작업을 끊임없이 진행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과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이 중국에 기존 관세 세율을 50% 감축하는 것과 오는 15일 예정된 관세 취소를 제안하면서 중국에 농산물 구매 규모를 문서로 확약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전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오후부터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에 원칙적으로 타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이번 소식은 양국이 합의를 위한 조건에 동의한 것이지 법률적 문서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아직 미국과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뉴욕 증시가 협상 기대에 상승세로 마감한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도 장중 가격 기준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와 6.93위안 수준에서 등락했다.

역외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15원가량 급락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시장의 반신반의에도 갑작스러운 협상 진전의 배경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계 소비가 집중되고 기업이 내년 투자를 결정하는 시기인 연말에 시장 심리를 우호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 등 연말은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부정적인 뉴스가 나올 경우 소비심리가 가장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연말 결산을 앞둔 상황에서 부정적인 미중 협상 소식이 들릴 경우 주가 하락 등 부정적인 파급효과나 나올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기마다 플러스(+)마이너스(-) 영향을 염두에 두고 주요 소식들을 발표하는 것 같다"며 "연말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올 경우 소비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부양에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타이밍을 골랐다는 의견도 있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오는 15일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며 "15일 전에 뭔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비둘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속해서 증시를 부양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 훈풍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원화와 위안화가 안정되는 수순으로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연말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생각을 항상 하는 것 같다"며 "내년을 생각해 미리 연말에 축제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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